“국산화를 위한 연구에 반평생을 바쳤습니다. 광학 분야에서 다양한 기술을 국산화하는데 기여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산화를 이뤄내야만 하는 기술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여력이 되는 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계획입니다.”
이윤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술 국산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34년 동안 광학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그가 요즘 새로운 도전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 책임은 우리나라 광학 분야 역사와 함께 걸어온 광학 전문가다.
그가 처음 광학 분야에 발을 들인 것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표준연 광학실에 처음 발령받은 그에게 '카메라 국산화' 임무가 떨어졌다. 일본에 기대 카메라 부품만 겨우 생산하던 시절이었다. 당연히 성능을 가늠하는 광학계 품질 인증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10년 후 카메라 광학기기 성능 표준과 평가 장치를 구현해 국산 카메라 탄생의 토대를 만들어 냈다.
디지털 TV용 영상 투사 광학계 부품과 소재를 개발해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 또 D램에 쓰이는 나노미터(㎚) 스케일 박막 두께 측정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 책임은 “여러 기업이 자체 브랜드로 카메라를 속속 출시하는 것을 보고 동료들과 기뻐하던 일이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큰 성공은 인공위성에 들어가는 우주광학부품을 개발한 일이다. 성과는 2004년부터 나왔다. 연구실 수준이었지만 지름 1m에 달하는 초정밀 비구면 광학거울 제작에 성공했다. 위성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광학 부품이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2006년 국가전문연구사업단인 '우주광학연구단'을 구성했고, 첫 광학거울 제작 후 꼬박 10년 뒤인 2014년에는 우주용 직경 1m 비구면 거울 개발까지 성공했다. 향후 국산 고해상도 위성 카메라에 국산화 거울을 쓰는 기술 기반을 확립했다.
이 책임은 “덕분에 자존심 강한 러시아 연구진이 우리나라를 찾아 협조를 요청하는 통쾌한 일도 경험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일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전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가 러시아산 거울 소재 '제로듀(Zerodur)'를 국산 실리콘 카바이드로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국산화 연구에 나선 배경이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