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에 이어 임시국회도 자유한국당을 뺀 '4+1 협의체' 일방통행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4+1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가 지난 10일 저녁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킨 이후 무기한 농성 중이다. 이에 민주당은 4+1 협의체 공조를 바탕으로 공직선거법 개정 등 패스트트랙 처리를 언급하며 한국당을 압박하고 있다. 막판 극적합의를 위해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소집됐지만, 한국당 불참으로 무산됐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12일 한국당은 예산안 통과를 선거법 개정에 따른 의석 챙겨주기 거래로 평가절하했다. 박용찬 대변인은 “민주당과 위성정당들이 '선거법 개정'이라는 '선물'과 '예산'이라는 '뇌물'을 주고 받으며 512조원의 국민 세금을 농락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국회 무기한 농성과 함께 주말 장외투쟁, 최악의 경우 의원직 총사퇴까지 불사한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협상 창구는 열어놓겠지만, 동시에 국회법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민생법안과 개혁법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정기국회 때와 마찬가지로 교섭단체인 한국당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4+1 협의체와 함께 갈 길을 가겠다는 공세를 펼쳤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선거법만큼은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미뤘지만, 한국당이 끝내 협상을 외면하면 대화와 타협만으로 정국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이제 민주당도 우리의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
임시국회에서라도 여야 3당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은 이날 저녁까지 이어졌다. 패스트랙 처리를 위해 3당 원내대표 회의가 오후에 긴급소집 됐지만,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가 끝내 불참하면서 회동은 몇 분 만에 무산됐다.
결국,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강대강 구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내부에선 본회의 패스트트랙 안건에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민주당 역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예상하고 있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면 같이 토론으로 정면 돌파 한다는 강경의사도 내비쳤다.
단기 임시국회를 계속 개최해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략도 있다. 특정 법안에 필리버스터 신청이 들어가 논의를 하면 해당 회기 안에 정리하도록 되어 있다. 때문에 패스트트랙 법안은 다음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바로 의결될 수 있다.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의 문은 계속 열어놓지만, 선거법 관련 지역구 270석 고수와 같은 얘기가 반복될 경우 4+1 협의체를 통한 단기 임시국회 전략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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