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로봇(OnRobot)은 창립한 지 몇 년 안 된 젊은 회사이지만 세계적인 거점을 확보했습니다. 협업 생태계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것이 온로봇 목표입니다.”
엔리코 크로그 이베르센(Enrico Krog Iversen) 온로봇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협동로봇 생태계의 중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협동로봇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을 때에는 협동로봇 자체 기능이 중요했지만 시장이 확립된 지금은 협동로봇과 관련 부품을 연결하는 생태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베르센 CEO는 “협동로봇 시장은 협동로봇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다 협업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온로봇은 그리퍼, 센서, 비전 등 기술을 지원하는 협업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온로봇은 덴마크 오덴세에 본사를 둔 말단적용체(EOAT·End Of Arm Tooling) 제조 전문업체다. EOAT는 협동로봇 맨 끝단에 적용된 그리퍼·센서 등 부품을 말한다. 사람 팔을 협동로봇에 비유하면 EOAT는 손 역할을 한다. 그만큼 정교한 부품이 접목돼야 한다. 온로봇은 EOAT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면서 유니버설로봇과 화낙, 두산로보틱스 등 각각 구동 방식이 다른 협동로봇 전문 제조사 제품과 연동한다. 온로봇 EOAT와 연동하는 제조사 범위를 넓혀 로봇 제조사 위주 협동로봇 시장 생태계를 바꾸겠다는 것이 이베르센 CEO 포부다.
이베르센 CEO는 세계 협동로봇 시장 성장과 궤를 같이 한 전문 경영인이다. 2008년에서 2016년까지 유니버셜로봇 CEO와 투자자로 활동하면서 세계 협동로봇 시장을 개척하는데 공헌했다.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 덴마크 로봇 클러스터 사업에도 참여했다.
유니버설로봇을 떠난 이후 온로봇에서 투자와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온로봇 경영활동에 참여하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이끌었다. 2015년 회사 전신이 설립된 온로봇은 지난해부터 덴마크 국부펀드인 '그로스 펀드(Danish Growth Fund)' 지원을 받아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렸다. 지난해 6월 미국 퍼셉션 로보틱스(Perception Robotics)·헝가리 옵토포스(OptoForce)와 합병했다. 이후 덴마크의 퍼플 로보틱스(Purple Robotics)를 인수하고, 블루 워크포스(Blue Workforce) 지적재산을 흡수했다. 이베르센 CEO는 현재 인수·합병으로 거대해진 조직을 융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그는 “(인수·합병된 이질적인 조직을 이끌기 위해) 간결하고 심플한 조직 소통을 추구한다”며 “직원들이 본인이 가진 고유 업무에 초점을 맞추고, 개방적으로 소통하도록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베르센 CEO는 내년 인수·합병으로 내실을 다진 온로봇 사업을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세계 협동로봇 파트너와 산업용 EOAT 제품군을 지금보다 2배 넘게 확대하고, 협동로봇 제조사와 협업도 강화한다.
그는 “협동로봇 시장은 아직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지만 잠재성은 여전히 크다고 본다”면서 “산업용 그리퍼를 위주로 제품군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쿄(일본)=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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