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는 어느 해보다 드라마틱한 한 해를 보냈다. 일본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핵심 소재·부품·장비 자립화라는 현안 아래 연구개발(R&D) 예산, 시스템 측면에서 큰 폭의 변화를 겪었다. 올 초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인선 과정에서 또 다시 부실학회 이슈가 등장하며 과기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새해 R&D 예산은 당초 21조1000억원 규모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통과했다가 최종 24조22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올해 R&D 예산 대비 18% 늘어난 규모다. 올해 R&D 예산이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 조치다.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도 2010년 이후 근 10년 만이다.
정부는 사실상 핵심 소부장 기술 자립화 원년을 선언하고 R&D 투자 확대 기조로 돌아섰다.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드러난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의 '빈틈'을 찾고 이를 R&D 투자로 메운다는 전략이다.
정부가 발표한 '2019~2023년 분야별 재원배분 계획'에 따르면 국가 R&D 예산은 새해를 기점으로 2023년 30조9000억원까지 증가한다. 연평균 증가율은 10.8%다. 12개 재정 투입 분야 가운데 산업·중소기업·에너지(12.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R&D 성과에 대한 국민 체감 정도와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요구 또한 커지고 있다.
올 초엔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검증을 둘러싼 잡음이 과기계를 달궜다. 후보자의 부실학회 참석 의혹이 제기되자 청와대가 사상 초유의 '검증 철회' 조치를 내리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부가 과기 분야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달탐사 프로젝트는 계획 수립 과정에서 난맥을 드러내며 실망을 안겼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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