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와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을 원하는 영국기업들 러브콜이 빗발친다. 한국과 영국을 잇는 AI 실크로드가 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한국을 찾은 마이크 쇼트 박사는 “한국 정부가 AI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며 두 나라 간 협력을 기대했다. 그는 “영국 정부도 10억파운드(약 1조5200억원)를 AI와 빅데이터에 투자한다”며 “양국 대학을 시작으로 다양한 협업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 쇼트 박사는 영국 국제통상부(DIT) 과학 분야 수석 고문이다. 그는 5G에 AI를 접목하면 사회적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기업도 이 같은 바람으로 한국 정부, 기업을 향해 손을 뻗는다. 영국 대사관 도움으로 접촉을 시도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영국 제조기업 어터베리도 협력을 제안했다. 이 회사는 AI 무선 스마트 센서를 만든다. 5G 기반 센서다. 건설이나 측량에 주로 쓰인다. 온도, 습도, 압력 등을 실시간 측정한다. 시설물에 부착하면 하자보수 시점을 알려준다. 런던 크로스레일 철도노선, 테임즈 타이드웨이 터널 공사 프로젝트에 활용됐다. 헤바 베번 어터베리 대표는 “한국은 네트워크, 영국은 AI 투자에 적극적”이라면서 “한국 네트워크 기업과 파트너를 맺고 싶다”고 전했다.
스마트시티 동맹군을 구하는 업체도 있다. 쿠마르데브 채터지 언맨드라이프 대표는 “한국은 다수 스마트시티 전략을 수립했다”며 “한국 정부 로드맵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팩토리, 사물인터넷(IoT) 전문 기업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언맨드라이프는 세계 최초로 5G 통신을 이용,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 SW 플랫폼은 로봇 간 협력 및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스마트시티가 본격화되면 주목받을 기술로 관측된다. 그는 “삼성, 현대차, SK텔레콤과 이미 접촉했다”며 “통신, IoT, 스마트시티 분야 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연합전선은 금융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마이크 쇼트 박사는 “영국 AI 산업이 꽃을 피우게 된 계기는 금융 중심 런던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금융에 AI를 결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기업이 영국에 회사를 세운다면 유럽 진출을 적극 도울 방침이다. 유럽은 금융에 더해 헬스케어, 기후변화 분야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시장 수요가 풍부하다고 마이크 쇼트 박사는 진단했다.
영국의 데이터 관리 회사 Kx는 국내 금융기업과 협업을 앞두고 있다. 금융 거래를 시점별로 나눠 시각화, 시계열에 따른 데이터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기술을 보유했다. 데이터에 오류가 발생하면 곧바로 수정할 수도 있다. 현재 일본 4대 은행이 모두 고객사다.
AI·클라우드 전문기업 아바네이드도 협력할 국내 은행을 찾는다. 기존 은행을 디지털화, 카카오뱅크와 같은 혁신 금융서비스에 맞대응할 경쟁력을 높여줄 목표다. 한국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마이크 쇼트 박사는 국내 AI 산업 발전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한국만의 우위를 활용,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1위 스마트폰 회사 삼성을 포함해 한국은 제조 강국”이라면서 “전자제품과 AI 간 융합 서비스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