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101건의 법안을 상정했다. 과방위는 지난 5월 이후 미뤄진 법을 해당 법안심사소위로 보내 처리키로 의결했다.
과방위는 반년 가까이 법안이 상정되지 않았던 '식물 상임위' 중 하나다. 이날도 지난 10월 30일까지 발의된 것만 상정됐다. 11월 1일 기준 회부된 법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처리해야 할 법안이 수두룩함에도 여야 정쟁에 계속 미루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야 3당 과방위 간사는 이날 전체회의가 열리기 전 오는 26~27일에 법안소위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심사 1소위)와 24일 소집하기로 했던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 모두 미뤄졌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당내 상황, 국회 사정을 핑계로 (한국당이) 법안소위를 미루고, 오늘 이 지경까지 이른 것에 대해 여당 간사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년은 (한국당에) 법안소위를 열어달라고 읍소하고 구걸하고 쫓아다닌 1년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한국당도 들어와서 회의를 여는 것이 바람직하니까 앞서 여야 3당 간사간 합의된 법안소위를 26~27일로 고지하고, 그래도 (한국당이) 참여를 하지 않으면 바른미래당은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신용현 의원은 “26~27일은 모두 참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과방위에서는 노웅래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이 전체회의 운영을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김성태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국회 상황을 고려해서 우리가 합의한 대로 상임위 운영을 하도록 계속 요청을 해왔다”며 “그런데 노웅래 위원장은 전통적인 국회 진행 절차를 무시하고 강행으로 상임위를 운영하고 법안 처리를 하고 있는데 대해 유감의 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말을 포함해서 국회가 1월에도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1월에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고 계속 말해왔다”며 “일방적 안건지정과 처리, 졸속심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한국당 참여가 없는 상임위 운영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노웅래 위원장은 발끈했다. 노 위원장은 “지금 말인지 소인지 모르겠다. 국회가 한국당만의 것이냐”며 “국회법 위반이고 직무 유기다. 강행처리니 일방적 처리니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하는지 도저히 무책임의 극치”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회가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민생 법안이 처리되든 말든 당의 전위대 역할만 하면 되느냐”며 “법안소위 일정을 합의하라고 할 때 거부한게 김성태 의원 아니냐”며 꾸짖었다.
김 의원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하는 거냐. 어떻게 말씀을 그렇게 하시느냐”며 “사과하라”고 소리친 뒤 퇴장했다.
노웅래 위원장은 이후 전체회의를 마치면서 “26~27일날 법안 소위를 여는 것으로 하겠다”며 “(상임위 운영은)여러 당이 함께 하니까 참을 데까지 참는 것인데, 참다보니까 이제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주먹이 먼저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참겠다”며 회의를 마쳤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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