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순방길에 올랐다. 한·중·일 3국간 치열한 외교전을 예고했다.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는 시점상 매우 중요하다. 우리로서는 중국을 통해 비핵화 대화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최소한 '성탄 선물'을 공언한 북한의 무력 도발을 억제시키는 것도 이번 회담의 성과일 수 있다. 경제도 주요 어젠다다. 3국 간 경제협력 방안 마련과 한-일 갈등에 따른 수출규제 해제를 끌어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 같은 사안의 무게를 감안해 하루 일찍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 6월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차이나 역할론'을 재차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한·중 관계는 예전만 못하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후 보이지 않는 보복 조치를 해 왔다. 한국산 게임과 콘텐츠는 한한령 영향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는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강조하는 중국 입장을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24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 역시 큰 기대를 모은다. 양국 정상은 불화수소 등 일본의 무역 규제 철회,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 등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남은 우리나라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후 이어지는 두 나라 간 갈등 국면을 봉합할 수 있는 적기다. 물론 현재로선 이번 만남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워 보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출국에 앞서 징용 판결과 이어진 우리 측 대응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을 거듭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1박2일 해외 순방이 귀중한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번 3국 정상 간 만남은 각 나라 현안을 듣고 답을 찾아가는 자리다. 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논의의 시간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