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하며 미국을 위협해온 북한은 25일 오후 4시까지 잠잠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비핵화 대화의 진전없이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도발이란 도발로 악재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군 당국 역시 지상의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를 가동했다. 해상에서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SPY-1D 레이더를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을 출동시키는 등 대북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성탄절에 맞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으로 무력 도발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무력 도발은 현실화되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이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꽃병을 선물로 보낼지도 모른다”며 “놀랄 일이 생긴다면 우리는 성공적으로 그것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북한의 연말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날 “연말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점잖게 해를 넘기면서 내년 신년사에서 방향을 발표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감을 놓칠 수는 없다. 미국 동부가 성탄절 저녁시간인 26일 오전까지 북한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일단 미국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며 행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이 새해 신년사에서 직접 '새로운 길'을 발표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년사에 비핵화 협상을 걷어차고 '폭탄선언'이 담길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명의 담화에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말하며 대비 압박 수위를 고조시켰다. 이달 들어서는 잇달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두 차례의 '중대한 시험'을 단행키도 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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