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4·15 총선의 향방을 가늠할 선거법 개정을 두고 여야의 수싸움이 점입가경이다. 4+1 협의체를 비롯해 '쪼개기 국회' '비례정당' 등 새로운 수단이 등장했다. 자유한국당이 공식화한 비례당(비례한국당)을 놓고는 출범시 정당별 의석수에 미칠 효과를 놓고 벌써부터 의견이 분분하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비례한국당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이 선거법 개정 과정에서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비례당 출범을 막기 위한 '선거법 수정안' '비례민주당'까지 거론된다.
민주당은 빠르게 선을 긋고 나섰다. 홍익표 수석대변인과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비례민주당, 선거법 수정안 등을 당 차원에서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우선은 선거법 개정안 통과 이후 한국당의 동향과 여론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국회 내 전망도 엇갈린다. 선거법 개정안을 주도한 민주당이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의석 수가 걸린 현실을 무시하지 못 할 것이라는 의견도 오고간다. 일부 야당 의원은 민주당이 비례당을 출범시키거나 선거법 수정안을 통해 비례당을 저지하는 결정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례한국당에 이어 비례민주당 논란이 번진 것은 최근 비례대표만을 노린 위성정당이 만들어 질 경우 범보수 진영이 과반의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출처 불명의 분석보고서가 정치권에 돌면서다. 이후 비례한국당 견제 수단으로 비례민주당, 선거법 수정안 등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비례당의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분리할 경우 유권자 입장에서는 투표가 복잡해져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례한국당에 이어 비례민주당까지 출범하면 30석을 두고 벌이는 싸움에서 판도를 흔들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거대 여야 입장에서는 실익을 따지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한국당이 실제로 비례한국당을 출범시킬지 여부도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일이다.
민주당의 비례민주당 출범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민주당 스스로 선거개혁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결정을 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비례민주당이 언급되고 있지만 현재 민주당 입장에선 결국 이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례한국당 역시 누가 비례당으로 가고 누가 지역구 출마를 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