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웅진코웨이를 손에 넣었다. 웅진코웨이는 탄탄한 새 주인을 만났다. 렌털에 정보기술(IT)를 접목한 시너지로 렌털 비즈니스가 한 단계 진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넷마블은 웅진그룹으로부터 웅진코웨이 주식 1851만1446주를 1조74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웅진이 매각 우선 협상 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한 지 두 달 만이다. 6년 만에 웅진코웨이를 되찾았지만 재회는 짧았다. 웅진코웨이는 인수 3개월 만인 지난 6월 다시 시장에 나왔다.
◇웅진코웨이, 든든한 우군 얻어
웅진코웨이는 자금력이 든든한 넷마블 품에 안기게 됐다. 최근 6년간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사모펀드(MBK파트너스)에서는 매각이 우선목표였다. '친정'인 웅진은 자금난에 시달렸다. 장기 관점에서 오롯이 미래사업에 집중하기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넷마블은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할 수 있다.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넘는다. 현금성 자산도 조 단위에 이른다.
무엇보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대형 IT기업과 렌털 1위 기업의 시너지다. 넷마블이 보유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노하우가 웅진코웨이의 고객 관리, 렌털 서비스 고도화에 우선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취향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맞춤형 마케팅,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관리 서비스가 기대된다. 웅진코웨이 독자 AI, IoT 생태계 구축도 점쳐진다.
렌털 분야 확대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생활가전에서 탈피, IT 솔루션을 접목할 수 있는 PC, 스마트기기 렌털로 영역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웅진코웨이의 인프라, 사업 노하우는 구독료 기반 사업 영역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1위 사업자인 웅진코웨이 변화는 렌털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국내 렌털 비즈니스는 전국 방문판매조직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오프라인 대면 영업이 중심이다. IT가 전통 렌털 사업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웅진코웨이 향후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한숨 돌린 웅진…웅진씽크빅 중심으로 사업 재편
웅진은 자금 압박에서 벗어나게 됐다.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 재기에 나선다. 비주력 계열사 매각에도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과 웅진은 인수금액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협상 과정에서 CS닥터 퇴직금과 각종 수당 지급 이슈가 불거졌다. 인수금은 당초 넷마블이 제시했던 1조8500억원보다 1100억원가량 낮아졌다.
웅진은 웅진코웨이 매각 성공에도 불구, 상당 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웅진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서 약 1조8900억원을 투입했다. 웅진은 인수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그간 이자 비용과 회사채 상환은 재무 압박이었다.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은 인수금융, 웅진씽크빅 전환사채(CB) 상환에 쓰인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