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국산 서버·스토리지, 고군분투 속 소폭 성장

국산 하드웨어(HW)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을 소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외산 점유율이 여전히 압도적인 가운데 국내 HW 업계에선 국산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한국컴퓨팅산업협회에 따르면 조달청 제3자단가계약 기준 국내 서버 직접생산기업과 글로벌기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 각각 34.2%, 65.8%에서 올해 각각 53.9%, 46.1%로 뒤집어졌다. 판매대수로는 지난해 국내 직접생산기업 비중이 51.5%, 글로벌기업이 48.5%였지만 올해 각각 75.8%와 24.2%로 국내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스토리지(디스크어레이) 역시 지난해에 비해 올해 매출과 판매대수 모두 국내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

직접생산은 외산 부품을 수입해 국내 인력과 시설로 만드는 제품을 말한다. 엄밀하게 국산 제품이라고 명명하긴 어렵지만 인텔 CPU 아키텍처에 맞춰 서버 등 HW 장비가 정형화된 상황에서 100% 국산 제품을 가리기도 어렵다. 기존에 외산 제품을 유통만 하는 구조였다면 직접생산이 늘면서 인력과 시설을 갖고 국내에서 HW를 제조·조립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정부는 2015년 12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을 지정하고 2017년 4월 서버·스토리지 국산화 프로젝트 과제를 공모하는 등 HW 국산화율을 높이기에 주력했다. 중기간 경쟁제품은 3년마다 재지정되며 지난해 지정 범위가 확대됐다. 이에 힘입어 직접생산기업은 지난해 서버 39개사, 스토리지 26개사에서 올해 각각 77개사와 32개사로 크게 증가했다.

단가계약은 총액계약에 비해 비중이 낮아 전체 시장을 대변하진 않지만 외산 HW가 시장 점유율 약 98%를 차지했던 2년 전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성과로 분석된다. 한국컴퓨팅산업협회 관계자는 “공공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상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버를 개발하는 케이티앤에프(KTNF)는 지난해 메인보드 국산화에 성공했다. 공공데이터센터 등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레퍼런스를 늘리는 중이다. 네트워크 카드 등 카드류와 펌웨어도 국산화를 추진, 출하할 계획이다.

홍영찬 KTNF 이사는 “시장은 품질과 가격 경쟁인데 품질은 어느 정도 끌고 왔지만 가격 측면에선 여전히 외산에 비해 약한 부분이 있다”면서 “국내 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표. 조달청 제3자단가계약 컴퓨터서버 구매공급실적

[이슈분석]국산 서버·스토리지, 고군분투 속 소폭 성장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