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를 사용한다면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native)하게 애플리케이션을 수정할 때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 이익의 핵심에는 민첩성(Agility)이 있다. 원할 때에 자원을 빠르게 배치하고 필요치 않을 때 수거한다. 인력 개입을 최소화해 시간과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어야 '클라우드를 클라우드 답게 쓴다'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본 형태가 모든 자원을 가상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불가피하게 물리 자원을 연동해야 한다. 클라우드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자원으로 충분하지 않거나 특수한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그렇다. 가장 흔한 사례는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만을 물리 서버로 구성하는 것이다. 웹 서버처럼 자체 데이터를 갖지 않으면서 용량을 빠르게 확대·축소할 수 있는 자원은 클라우드를 사용하되, 중요한 자료를 저장하는 영구 스토리지는 직접 관리하는 정책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클라우드와 자체 인프라를 함께 운영하는 구성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라고 부른다. 이때 자체 인프라가 반드시 레거시 스타일의 물리 자원일 필요는 없다. 자체운영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동해 사용하는 것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분류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호스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Hosted Private Cloud)을 포함한 자체 인프라 △퍼블릭 클라우드 △두 개의 환경을 연동하는 광대역 네트워크(WAN) 등 세 가지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성요소들로 정의한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이유는 퍼블릭 클라우드 장점, 그리고 프라이빗 클라우드 또는 온프레미스 장점을 모두 취해 최적화한 인프라를 구성하기 위함이다. IaaS(서비스형 인프라)뿐만 아니라 PaaS(서비스형 플랫폼)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수백 개 이상의 상품 라인업을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원의 민첩한 전개가 가능하다.
또 로컬 인프라는 비용 효율성과 성능 면에서 강점이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제대로 구축한다면 양쪽의 장점만을 갖는 매우 이상적인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다. 또 규제나 조직 내부정책 때문에 전체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이전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꼭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한다면 규칙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클라우드 장점을 취할 수 있다. DBMS만 로컬 인프라에 남기고 나머지 자원은 모두 퍼블릭 클라우드에 두는 설계는 이미 여러 업체의 사례에서 유효함이 확인된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구성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택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사안이 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성은 서로 다른 성격의 세 가지 인프라를 모두 필요로 한다. 그중 하나라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물리 인프라 운영에 익숙한 조직이라도 퍼블릭 클라우드 자원 관리는 낯설 수 있다. 서버와 컨테이너에 대한 전문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도 BGP(Border Gateway Protocol) 구성은 잘 모를 수 있다. 또 물리 인프라는 장비 장애에 대비해 이중화 구성을 하지만, 클라우드는 물리 장비를 추가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가용도를 높여야 한다. WAN 구간의 장비도 다운될 수 있기 때문에 회선을 이중화한 후 적절하게 관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서비스 복구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다시 말해 설계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퍼블릭 클라우드와 로컬 인프라 그리고 WAN을 모두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이 중 하나라도 충분치 않다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특별히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거나 모든 워크로드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하기에는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택하고 있다.
이때 기업은 퍼블릭 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단독으로 운영할 때보다 더 높은 운영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에 맞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가져오는 혜택은 분명하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장점을 십분 끌어내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자료제공:클라우드 전문기업 케이아이엔엑스(KINX)> 노규남 클라우드사업담당 이사 bardroh@kinx.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