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업계에는 유난히 '인수합병(M&A)' 이슈가 많았다. M&A 흐름은 구독경제를 기반으로 한 렌털 비즈니스가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렌털업계 주요 M&A는 5건이 이뤄졌다. 올해 3월 웅진그룹의 코웨이(현 웅진코웨이) 인수 완료를 시작으로 새해 직전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확정지으면서 마무리된 한 해였다. 하반기에는 드림시큐리티-피에스얼라이언스의 한국렌탈 인수, SV인베스트먼트-AJ캐피털파트너스의 모두렌탈 인수,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대신PE의 BS렌탈 인수가 진행됐다. 5건 M&A 규모는 총 4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렌털업계 M&A 흥행은 웅진코웨이가 주도했다. 웅진코웨이는 1년 사이 두 건의 M&A를 거치는 보기 드문 사례를 남겼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확보하는 데 총 1조8900억원을 투입, 올해 3월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넷마블은 지난 27일 1조7400억원에 웅진코웨이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 6월 M&A시장 매물로 나온 후 반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나머지 세 건의 인수는 연말에 쏠렸다. 코스닥 상장사 드림시큐리티는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피에스얼라이언스와 손잡고 한국렌탈 인수를 마무리했다. 인수 규모는 1150억원이다. 한국렌탈은 B2B 시장 '빅4'로 꼽힌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데스크톱, 노트북을 비롯한 사무기기를 렌털 판매한다.
12월에는 노트북, LED마스크 등 소비재를 취급하는 BS렌탈이 캑터스PE, 대신PE에 팔렸다. BS렌탈 지난해 매출액은 1005억원이다. 인수 규모는 800억원대로 알려졌다. BS렌탈 매각 직후 SV인베스트먼트와 AJ캐피털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모두렌탈을 인수하게 됐다. 인수금은 약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모두렌탈 역시 가전, 건강기기, 가구와 같은 소비재를 취급한다.
업계에서 렌털비즈니스는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M&A는 아니었지만 렌털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SK네트웍스는 렌터카 사업을 자회사인 AJ렌터카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대유SLS도 가전렌털사업을 시작했다.
새해에도 유수 기업이 렌털 진출을 물밑에서 타진할 전망이다.
한 가전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렌털사업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렌털에 대응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렌털 시장에 돈이 몰린다는 것은 투자사와 기업이 렌털 비즈니스 전망을 긍정 평가한다는 의미”라면서 “새해에도 유수 기업이 렌털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형 사업자가 뛰어드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