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보수통합' 꺼낸 황교안·유승민…'탄핵·총선공천' 이견 극복해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박관용 상임고문 등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0년 신년인사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박관용 상임고문 등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0년 신년인사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새해부터 '보수 대통합'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선거법 개정안이 강행처리되면서 보수 진영을 빨리 재편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다. 하지만 '탄핵'을 두고 보이는 입장 차이와 '총선 공천'이라는 이해관계를 얼마나 타협해 내느냐가 보수 통합의 관건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1일 기자단 오찬에서 “통합의 큰 문을 열고 통합 열차를 출발시키겠다. 1월 까지 어떻게 (보수 통합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젠 통합추진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추진위에서 새 통합체의 명칭, 가치와 노선, 운영방식과 공천 혁신 등 방안들을 마련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해서 이에 동의하는 중도보수의 모든 분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유승민 위원장과 직접 논의가 있냐는 질문에 “그분들이 알려지길 원치 않는다고 말해서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지금까지의 대화 중에 완전히 실패한 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 통합 범위에 대해 “안철수계 의원들과 국민통합연대, 우리공화당을 포함한 모든 우파정치세력이 될 것”이라며 “무도한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려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 시장경제로 국민들 잘살게 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정리해 보이지 않았다.

황 대표는 “누가 탄핵문제를 정리할 수 있겠나”라면서 “결국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우리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진정성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목표는 대통합이고 (통합이) 안 되면 어떻게 한다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크든 작든 통합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2020 신년하례식에서 유승민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2020 신년하례식에서 유승민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이날 신년하례회 후 기자들에게 보수 통합 시점을 늦어도 2월까지로 제시했다.

유 위원장은 “지역구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1월16일)까지 보수통합 협상 개시를 이뤄내고 늦어도 설 이전에 보수통합의 원칙에 양측이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며 “아무리 늦어도 2월 초까지는 중도보수 세력이 힘을 합쳐 통합이든 연대든 총선에서 이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탄핵'에 대한 입장 차이다. 유 위원장은 “저는 '보수재건 3원칙'을 일찌감치 여러 번 말했다. 3원칙 위에 한국당이 동참하겠다면 대화의 문은 늘 열려있다”고 말했다.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헌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 짓자'는 내용이다. 탄핵에 대한 서로간의 입장 차이가 좁혀져야 통합이 가능하단 뜻이다.

유 위원장은 한국당과 총선 연대 가능성을 두고 “새보수당이 국민 지지를 얻어 나가면, 기존 다른 보수세력들이 저희와 통합 또는 연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년 총선의 승부처는 중부권과 수도권으로, 새로운보수당은 서울과 인천, 경기, 대전, 충남 등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얻겠다”고 말했다.

보수 대통합이 이뤄지려면 '총선 공천'에서 각 당별 이해관계가 조정돼야 한다. 새보수당이 중부권과 수도권을 공략하겠다고 내세운만큼, 한국당에서 이 지역의 일부를 새로운보수당에 내어주는 등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 두 당이 쪼개져서 총선을 치를 경우, 민주당에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대통합이란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 만큼 여러 장애물을 이겨내고 보수 대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황교안 대표는 '당대당 통합이 어려우면 선거연대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목표는 대통합이다”라며 “그 목표가 우리 방향이고, 그럼 안되면 어쩌냐. 지금은 그런 검토는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면 양보도 하고 해서 가급적 큰 통합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