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에 '에이지리스(Ageless)'가 대세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연령대별 인기 품목 경계가 갈수록 허물어지는 모습이다.
G마켓은 연령별 선호 대표 상품군을 선별해 2019년을 기준으로 2016년 대비 연령대별 판매 증감률을 비교 분석했다. 10대부터 30대를 젊은층, 40대부터 60대를 중장년층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중장년층은 정보기술(IT)기기 및 각종 취미용품을, 젊은층은 뉴트로를 추구하는 성향이 뚜렷했다.
중장년층 소비 변화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IT·디지털기기 수요가 3년 전 대비 급증했다는 점이다. 최근 젊은층에게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매하는 중장년층은 두 배를 뛰어넘어 165% 급증했다. 헬리캠·드론도 155% 신장세를 보였다. 노트북은 82%,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33% 증가했다.

취미생활도 젊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영상촬영용품 구매량은 81%, 게임용품은 70% 늘어났다. 스포츠에도 연령 경계가 사라졌다. 서핑보드를 찾는 중장년층이 3년 전 대비 41%, 전동 킥보드는 528%, MTB자전거는 153% 각각 증가했다. 이외 음식에서도 분식(204%), 즉석식품(172%) 선호도가 높아졌다. 최근 급부상하는 밀키트는 3년 새 무려 259배나 수요가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패션도 과감해져 미니스커트(126%), 스키니(59%), 가죽부츠(81%) 등에 대한 구매가 크게 늘어났다.
젊은층은 복고(레트로) 선호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실제로 레트로 대표 취미활동인 화폐·주화·우표 등 수집용품은 판매량이 3년 전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턴테이블(61%)과 오디오·라디오(25%)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한복을 일상생활에서 즐겨 입는 젊은층도 늘어나 패션·캐주얼한복 수요도 같은 기간 19% 늘었다. 한복을 입은 모습을 SNS 등에 올리는 젊은층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먹거리에서도 한과·전통과자(50%), 차·전통음료(40%), 떡(13%) 등이 젊은층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정엽 G마켓 마케팅 총괄 본부장은 “갈수록 개인 취향과 개성을 중시하는 '나 중심'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오로지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쇼핑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경제적 여유가 있고 새로운 문화에 거리낌이 없는 기성세대와 과거 문화를 새롭게 재해석하려는 젊은 세대 크로스 문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