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작년 판매 '뒷걸음질'…경기침체와 신흥 시장 위축 영향

참고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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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계의 지난해 판매 실적이 전년보다 뒷걸음질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자동차 구매수요 하락의 영향으로 내수가 부진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출 환경도 좋지 않았다.

2일 각사 자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지엠(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5개 완성차 업체의 지난해 판매량은 총 792만812대로, 전년(823만3856대)보다 3.8% 줄었다.

내수는 0.8% 줄어든 153만3166대, 수출은 4.5% 적은 638만7646대를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442만2644대)가 3.6% 감소했다. 기아차(277만693대)가 1.5% 줄었다.

한국GM(41만7226대) -9.9%, 르노삼성차(17만7450대) -22.0%, 쌍용차(13만2799대) -6.5% 등도 모두 지난해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내수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유일하게 선전했다. 나머지 4사는 모두 부진했다. 현대차는 그랜저와 쏘나타가 각각 10만대 넘게 팔리고 싼타페, 코나 등 판매에 힘입어 전년 대비 2.9% 증가한 74만1842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기아차(52만205대)는 K 시리즈가 15만대 넘게 판매되고 셀토스 인기가 이어지는 등 선전했지만, 전체 판매는 2.2% 감소했다. 쌍용차도 코란도 신차를 앞세워 실적 견인에 나섰지만, 다른 차종의 판매가 모두 감소해 10만7789대로 전년보다 1.2% 줄었다. 한국GM(7만6471대)과 르노삼성차(8만6859대) 역시 지난해 각각 18.1%, 3.9% 판매가 감소해 내수 시장에서 고전했다.

지난해 국산차는 수출에서도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현대차(368만802대)와 기아차(225만488대)는 주력 차종과 신차를 중심으로 선진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이어갔지만, 신흥시장 수요 위축과 판매 부진으로 전년 대비 수출 물량이 각각 4.8%, 1.3% 줄었다.

르노삼성차(9만591대)와 쌍용차(2만5천10대)도 수출이 각각 34.0%, 23.9% 급감했으며 한국GM(34만755대)도 7.8% 줄었다. 지난해 12월 실적만 보면 완성차 5개 업체가 모두 전체 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내수에서 기아차가 전년 같은 달보다 16.4%, 현대차가 2.3% 증가한 판매 실적을 올리며 새해 판매 회복 기대를 키웠다. 지난해 연간 베스트셀링카 1위는 현대차의 그랜저(10만3349)가 차지했다. 그랜저는 3년 연속 10만대 판매 기록과 국내 최다 판매 기록을 함께 썼다.

현대차 쏘나타(10만3대)가 10만대를 아슬아슬하게 달성하며 2위에 올랐고, 현대차 포터(9만8천525대), 싼타페(8만6198대), 기아차 카니발(6만3706대)이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아반떼(6만2104대), 기아차 봉고(5만9017대), 기아차 K7(5만5839대), 기아차 쏘렌토(5만2325대), 현대차 팰리세이드(5만2299대)는 톱(Top) 10에 들어 현대·기아차가 판매 상위 1~10위를 모두 휩쓸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