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제 철도에 적용가능한 용량 수준으로 무선급전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기존 철도가 가진 미관이나 유지보수 문제, 미세먼지 발생 문제를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병송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무선급전시스템연구단장은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 운행하는 경전철 기술을 개발하는데 핵심 역할을 한 연구자다.
한달여 전에는 경산에서 실제 기술 시연에도 나섰다. 60킬로헤르츠(㎑) 고주파 전력을 차량에 무선 공급해 실제 움직이게 하는데 성공했다.
이 단장은 “사전에 2만㎞에 달하는 경전철 적용 신뢰성 시험을 마친 뒤”라며 “기술적인 부분은 문제없이 완비했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연구를 시작, 많은 시간을 할애한 연구개발(R&D) 프로젝트다. 과거 유럽 여행 도중에 도심 곳곳에 늘어선 전기선을 본 기억이 계기가 됐다.
그는 “아름다운 도심 풍경을 보고 싶었는데 곳곳에 전기선이 이를 방해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전기선을 없애고 무선으로 전력을 전달할 수 없을까 생각이 연구계기였다”고 말했다.
물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연구 결과에 자부심을 느낄만한 구석이 많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무선급전 시스템에 활용하는 핵심 부품을 국산화 한 것에 특히 의미를 부여했다. 지상인버터, 모듈형 급전선로, 차상 집전모듈, 캐페시터 등 부품을 모두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
그는 “통일된 시스템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 세부 기술을 스스로 개발하고 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고 시간도 더 걸렸지만,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중 기술 개발 1단계를 마무리 짓는다. 아직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곧 2단계 사업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2단계 사업은 실증을 포함한다.
이 단장은 “2단계 사업을 거치게 되면 본격적인 실용화 단계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며 “테스트 배드 역할을 할 지자체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무선급전 시스템 활용을 대폭 넓히고 싶다는 꿈이 있다. 기술 자체도 경전철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시연에는 경전철을 활용했지만 트램과 같은 신교통 수단에도 적용가능하고, 심지어 자동차나 항만 크레인에도 쓸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 수준을 자랑하는 기술인만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도 기대할 수있다.
이 단장은 “향후 2단계 사업으로 실증을 진행하고 나면 기술을 얼마든지 확산시킬 수있을 것”이라며 “무선급전 시스템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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