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가로 초대박난 대형마트...수익성은 초조

지난 1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이 초탄일 행사를 맞아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이 초탄일 행사를 맞아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대형마트가 타개책으로 내놓은 초특가 행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집객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대형마트 업체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다만 초저가 정책에 따른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수익성 확보가 새 과제로 떠올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새해 첫 날 진행한 초탄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3% 증가했다. 반값 할인과 원 플러스원 행사에 매장을 찾은 고객 수도 43.1%나 늘었다. 작년 11월 진행한 쓱데이에 이어 이번에도 소위 '대박'을 쳤다.

이마트를 필두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이커머스에 뺏긴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새해벽두부터 할인공세를 펼쳤다. 롯데마트가 지난 1일 진행한 통큰절도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42.7% 신장했다.

대형마트가 이번 행사에서 할인 폭을 대폭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직매입한 신선식품과 자체 브랜드 상품 위주로 행사를 꾸렸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초탄일 신선식품 매출이 70.9% 증가했고, 롯데마트도 통큰절에 돼지고기 판매가 140.4%나 뛰었다.

그러나 마진을 낮춰 행사 규모를 키우다보니 매출과 비례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초저가 경쟁을 벌이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낮아진 것이다. 한 마트 관계자는 “제조사보다는 유통사 중심으로 행사를 꾸리다보니 기대만큼 수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쓱데이 행사가 포함된 이마트의 4분기 실적 전망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4분기 이마트의 시장 컨센서스 영업이익은 52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3%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락폭은 전분기 대비 크게 낮아졌지만, 2018년 4분기 영업이익이 50% 이상 급락하며 어닝쇼크를 거뒀던 점을 고려하면 기저 효과를 본 셈이다.

이에 이마트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객 발길을 되돌리는 효과를 본 초저가 행사는 꾸준히 이어가되, 필요한 자금은 전문점 구조조정과 부진점 정리를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당분간 매출총이익률 하락 및 판촉비 증가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다른 사업에서 판관비를 효율화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재원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초특가 행사를 통해 소비심리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거뒀지만 수익성 회복에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며 “전문점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판관비 출혈비용을 충당하는 사업구조 개편이 올해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