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다양한 원소는 어떻게 생겼을까.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인간, 지구, 태양, 우주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신간 '빅 히스토리'는 근원적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빅뱅부터 현재 우주, 인류를 동일선상에 놓고 통찰하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빅 히스토리는 138억년의 방대한 우주 역사를 세세히 훑기 위해 '임계 국면'이란 개념을 사용했다. 기존 시스템에선 예측할 수 없었던 복잡한 구조가 등장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저자는 △빅뱅 △별과 은하의 탄생 △무거운 화학 원소의 등장 △태양계의 탄생 △생명의 탄생 △호모사피엔스의 등장 △농업의 탄생 △산업화를 주요 임계국면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지능이 있는 생명체가 탄생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농업의 시작으로 인류는 더 행복해졌을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독자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저자는 완전히 새롭고 복잡한 무언가가 나타나는 것, 즉 창발성(emergence)은 특정한 조건이 만족되었을 때 발생한다는 것을 전제로 각 임계국면에서 창발성을 가능케 한 조건을 탐구했다.
빅 히스토리는 과학과 인문학의 자연스런 조화를 모색했다.
빅뱅과 함께 시공간이 펼쳐지고 은하와 별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천문학과 물리학을, 별 속에서 핵융합으로 새로운 원소가 생기고 이들이 결합해서 분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화학을, 행성이 등장하면 지질학을, 생명의 탄생을 조명하기 위해선 생물학을 도움을 받았다. 인간이 등장한 후에는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철학, 사회학, 정치학과 같은 인문학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 신시아 브라운은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수년간 세계사를 가르쳤다. 캘리포니아 도미니칸 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를 역임하면서 고등학교 교사 양성과정에 참여했다. 지금은 모든 신입생이 필수로 듣는 빅 히스토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데 기여했다. 빅뱅에서부터 시작해 우주의 발전과 지구의 탄생, 인류의 출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다양한 상호작용까지 포괄하는 빅 히스토리 분야를 연구했다. 빅 히스토리 개념의 창시자인 데이비드 크리스천과 함께 국제 빅 히스토리 협회를 설립했다. 2017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책을 옮긴 이근영씨는 빅 히스토리를 한국에 소개하고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제2회 유미과학문화상을 받았다. 빅 히스토리 연구소의 소장으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하며 대학, 사회단체, 기업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의 경영 대표로 일하고 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
최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