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초급속 충전기 120개 설치...최대 130억원 투자

현대차그룹이 새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20곳에 총 120개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기 위해 120억~130억원을 투자한다. 국내에서 독자 브랜드로 대규모 충전인프라를 구축하는 건 테슬라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구축한 전기차 초급속 충전설비 하이차저.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 구축한 전기차 초급속 충전설비 하이차저.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전국 20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초급속 충전소 '하이차저(Hi-Charger)'를 구축하기 위해 이달 중에 전기차 충전서비스 구축·운영 업체를 선정한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달 한국도로공사와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약'을 맺은 이후 나온 후속 조치다.

현대차그룹은 휴게소 당 350㎾급 초급속 충전기 6개씩 총 120개를 입찰에 붙일 예정이다. 초급속 충전기 가격과 공사비를 포함하면 최소 120억~1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충전소는 현대차를 포함해 기아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 고객은 물론 다른 전기차 브랜드 고객에게도 개방할 방침이다. 자체 구축한 충전소를 자사 고객만 이용하도록 한 테슬라와 포르쉐와는 상반된 전략이다.

하이차저는 현대차가 만든 독자 충전 브랜드지만,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 통합 브랜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한국도로공사와 '친환경차 충전인프라 구축 협약'을 맺은 후 10여 곳 휴게소에 충전소 부지를 이미 확보했다. 올 하반기까지 20개 휴게소에 초급속 충전소를 완공한 뒤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하이차저'가 들어설 휴게소는 여주·안성·함안·하남 등이다.

현대차그룹이 고속도로 휴게소를 충전 거점으로 확보하면서 국내 시장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350㎾급 충전기를 이용하면 10분 충전으로 최소 200㎞ 이상이 주행이 가능해진다. 전국에 가장 많은 초급속(120㎾) 충전기를 구축한 테슬라의 '슈퍼차저'도 아직까지 고속도로 휴게소를 충전 거점으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향후 신형 전기차의 충전속도가 300㎾급 이상으로 빨라지기 때문에 국내 충전인프라 확대에 기여하고자 초급속 충전시설을 확대한다”며 “안정된 충전 서비스를 위해 구축과 운영 전문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무빙형 초급속(350㎾급) 충전시스템을 '현대 모터 스튜디오 고양'에 구축했다. 이르면 다음 달 SK그룹과 함께 서울 강동구 길동에도 '하이차저'를 오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