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사이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군부 실세 카심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사망한 후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란이 핵합의(JCPOA) 탈퇴라는 강수까지 꺼내들면서 중동 사태가 시계제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 간 장외 말싸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일촉즉발 분위기를 반영하듯 국제유가는 6일(현지시간) 강보합세를 이어 갔다. 유럽 주요국의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62% 내린 7575.34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0.70% 하락한 1만3126.99로 장을 마감했다.
금값은 요동쳤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9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값은 장중 1590.9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13년 4월 2일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대응은 차분하다. 물론 기획재정부 등 관계 당국 중심으로 대책회의는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원유 수급에 대한 영향이 단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중동산 원유의 선적 물량과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에 미칠 파급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 시장이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외화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4088억달러를 기록했다. 펀더멘털이 탄탄하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유비무환 정신으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장기화, 이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력 충돌과 그에 따른 유가 초급등 현상으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 공포에 직면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원유 대체 도입선 확보와 비상시 매뉴얼도 재점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