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0년 공들인 '리튬' 가격 급락…수익 확보 비상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10년 동안 공들인 리튬 사업이 본격적인 생산·판매도 하기 전에 과잉 공급에 따른 가격 하락에 직면, 수익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포스코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탐사 및 개발에 나선 것과 달리 광구 세 곳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리튬 가격은 ㎏당 39.50위안(약 6620원)에 불과하다. 최근 3년간 최고치이던 2017년 12월 24일 ㎏당 155위안(약 2만6000원)과 비교하면 낙폭은 74.52%에 이른다.

리튬 가격이 급락한 것은 과잉 공급 때문이다. 세계 광산업계가 전기차 시장 급성장을 예상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공급을 확대, 수요를 2~3배 초과했다. 세계 최대 리튬 공급사 미국 앨버말은 칠레 공장 리튬 생산량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리튬 가격은 하락 안정화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리튬 수급 패턴이 설탕과 유사하다며 향후 과잉 공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튬 비중을 최소화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전지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는 암초를 만났다. 이르면 오는 2020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광산에서 공급받은 리튬을 가공, 상업 생산에 나서도 수익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리튬을 생산·판매할 수 있는 기술력과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원료 확보 수준이기 때문에 실제 리튬을 들여와 판매할 때 가격이 어떻게 될지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면서 “이차전지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리튬 가격이 하락했다 해도 변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투입 비용 대비 손익분기점(BEP) 시기도 미지수다. 포스코는 리튬 탐사와 확보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광물을 추출하기 위해선 탐사권을 구매, 탐사한 후 개발과 생산 단계를 거친다.

포스코가 탐사 등 리튬 광구 확보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곳은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호주 등이다. 이 가운데 실제 보유 광구는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등 세 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투자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는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 자잘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아르헨티나 염호만 해도 애초 추정한 리튬 생산이 30년 늘어 50년 이상에 이른다. 미래를 보고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