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역한 김 모군(23세)은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다가 SNS에 배달원 고용 광고를 보고 찾아갔다. 일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주로부터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보험사기에 가담했다. 이들은 가해자, 피해자, 동승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고의 접촉사고를 150건 일으켜 보험금을 나눠가졌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손해보험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37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0억원(3.0%) 늘었다. 특히 지난해는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배상책임보험 등 다양한 보험 업종에서 보험사기 수법이 지능화·조직화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금감원은 14일 “건전한 보험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 등 선량한 보험가입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보험사기 혐의 조사·적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주요 보험사기 사례를 공개했다.
사기단은 상습 정체 지역이나 법규 위반이 잦은 지역을 이용해 차량 흐름이 느리고 차선변경이 제한된 실선 구간을 범행장소로 물색했다. 외제차 등 수리비가 비싼 차량을 이용해 다수 접촉사고를 유발했다. 이후 미수선수리비 명목으로 2억원 이상을 편취했다.
비만치료제 등 실손보험 비보상 품목을 보험 청구가 가능한 감기치료 등으로 취장해 허위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한 병원도 적발됐다. 상당수 환자가 병원 내원이나 치료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 진단서와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했다. 환자, 브로커, 의료인 등 200여명이 약 5억원 보험금을 편취했다.
일가족이 허위로 음식물 배상책임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거나 할인마트 등에서 음식을 사먹었다. 이후 배탈·설사 등 식중독에 걸려 치료를 받았다거나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와 치아가 손상됐다고 허위 주장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음식점과 식품제조사를 상대로 협박하면서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보험금 6700만원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를 제안받거나 의심사례를 접하면 적극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