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새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한 강도 높은 혁신을 촉구했다. 대내외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빠른 디지털 전환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마련에 전 계열사가 매진해 달라는 주문이다.
롯데그룹은 15일 신동빈 회장 주재로 2020 상반기 그룹 VCM(구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오후 2시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비롯해 황각규·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과 4개 부문(BU)장, 계열사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사법 리스크 해소와 쇄신인사로 성장 발판을 다진 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그룹 중점 과제와 미래 성장 전략을 위한 강도 높은 혁신을 전 계열사에 촉구했다.
이번 회의로 신 회장의 올해 경영 방침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앞서 신년사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혁신해 시장을 리드하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면서 “기존 사업분야에 얽매이지 말고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해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도 비슷한 화두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을 강조했다. 올해 이커머스 통합앱 등 사업 전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 유통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주문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강조한 신 회장 의중에 따라 이날 회의에는 주요 계열사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실무 임원들이 함께 모여 그룹 디지털전환의 향후 과제에 대해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토크콘서트도 열렸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토크콘서트는 기존 사장단회의의 격식에서 최대한 벗어나 그룹 디지털 전환의 현주소에 대해 논의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사장단에게 설명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올해 경영 청사진도 제시됐다. 황 부회장과 송 부회장을 비롯해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사장)과 커뮤니케이션실 오성엽 사장 등이 올해 그룹 사업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계열사 간 미래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 전략도 논의됐다. 특히 지난 연말 전체 40%가 넘는 22개사 대표를 바꾼 대규모 인적쇄신 이후 처음 열린 사장단 회의인 만큼, 새 조직을 이끌 수장들이 만나 새로운 도약 의지를 다졌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VCM에서는 올해 경제 전망과 지난해 성과 리뷰 및 중기 계획, 그룹 주요 이슈 등이 공유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 참석을 위해 롯데월드타워 남문으로 들어온 김현식 호텔롯데 대표와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남익우 롯데GRS 대표 등 사장단 대부분은 사업 현안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신 회장은 18층 집무실에서 곧바로 31층 회의장으로 이동했고 황 부회장 및 지주 임원들과 계열사 대표 대부분도 내부에서 회의실로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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