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으로 미래혁신"…신동빈 롯데회장 올해 첫 사장단 회의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오른쪽)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VCM(구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오른쪽)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VCM(구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새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한 강도 높은 혁신을 촉구했다. 대내외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빠른 디지털 전환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마련에 전 계열사가 매진해 달라는 주문이다.

롯데그룹은 15일 신동빈 회장 주재로 2020 상반기 그룹 VCM(구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오후 2시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비롯해 황각규·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과 4개 부문(BU)장, 계열사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사법 리스크 해소와 쇄신인사로 성장 발판을 다진 신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그룹 중점 과제와 미래 성장 전략을 위한 강도 높은 혁신을 전 계열사에 촉구했다.

이번 회의로 신 회장의 올해 경영 방침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앞서 신년사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혁신해 시장을 리드하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면서 “기존 사업분야에 얽매이지 말고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해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도 비슷한 화두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을 강조했다. 올해 이커머스 통합앱 등 사업 전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 유통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주문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기업문화를 강조한 신 회장 의중에 따라 이날 회의에는 주요 계열사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실무 임원들이 함께 모여 그룹 디지털전환의 향후 과제에 대해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토크콘서트도 열렸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토크콘서트는 기존 사장단회의의 격식에서 최대한 벗어나 그룹 디지털 전환의 현주소에 대해 논의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사장단에게 설명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올해 경영 청사진도 제시됐다. 황 부회장과 송 부회장을 비롯해 윤종민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사장)과 커뮤니케이션실 오성엽 사장 등이 올해 그룹 사업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계열사 간 미래사업 환경 변화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 전략도 논의됐다. 특히 지난 연말 전체 40%가 넘는 22개사 대표를 바꾼 대규모 인적쇄신 이후 처음 열린 사장단 회의인 만큼, 새 조직을 이끌 수장들이 만나 새로운 도약 의지를 다졌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VCM에서는 올해 경제 전망과 지난해 성과 리뷰 및 중기 계획, 그룹 주요 이슈 등이 공유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 참석을 위해 롯데월드타워 남문으로 들어온 김현식 호텔롯데 대표와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남익우 롯데GRS 대표 등 사장단 대부분은 사업 현안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신 회장은 18층 집무실에서 곧바로 31층 회의장으로 이동했고 황 부회장 및 지주 임원들과 계열사 대표 대부분도 내부에서 회의실로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