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갈비찜과 사골 대신 스테이크, 특수부위 세트 등으로 미각을 자극하는 냉장한우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연휴 직전 마지막 이틀에 매출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주 한우 수요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가 2020년 설 선물세트 누적 매출을 분석한 결과 냉동보다는 냉장 한우세트가, 냉장한우 세트 안에서는 특수부위 세트 등이 올 설 대세상품으로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미각세트(카드할인가 27만원, 한우 1등급 치마살 0.6kg/부채살 0.6kg/안창살 0.4kg/토시살 0.2kg/제비추리 0.2kg 구성)', '피코크 횡성축협 한우 1++등급 구이 세트 1호(카드할인가 54만원, 등심구이 1kg/등심스테이크용 1kg/부채살 구이용 0.5kg/치마살 구이용 0.5kg 구성)' 등이 주요 상품이다.
특히 '한우미각세트'와 '피코크 횡성축협한우'는 지난 추석에도 완판됐었던 인기 상품으로 올해도 70% 이상 진도율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이번설 냉장한우 세트 준비 물량을 지난해 설 대비 12% 가량 늘린 바 있다.
설 매출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사전예약 판매가 시작된 12월 5일부터 1월 9일까지 갈비(냉동)세트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간 대비 -1.5%로 감소한 반면 냉장한우 세트는 16.9%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냉동(갈비/사골, 꼬리반골 등 '보신세트')과 냉장 정육의 선호도 추이가 갈린 것이 올 설 가장 뚜렷한 흐름이다.
본래 명절 음식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랐던 한우 갈비는 이제 조림 요리에 대한 번거로움과 여성들 가사 노동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반면 간소하게 원물 그대로 구워먹을 수 있는 구이/스테이크등 정육이 주연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실제 한우 선물세트 중 '냉동:냉장' 세트 비중은 2012년 70:30, 2015년 64:36에서 2020년 현재 54:46으로 냉장이 냉동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 때문에 명절을 준비하는 현장의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과거에는 갈비가 한우 선물세트 구성에 감초처럼 꼭 들어가야만 했었기에 추석이 끝나자마자 다음 설 갈비 물량을 사전에 작업해 따로 냉동 비축해 놨었다. 또한 설이 가까워 올 수록 추가 물량 수급을 위한 정보전도 펼쳐졌다.
그러나 냉동보관을 하는 갈비와 달리 냉장 정육은 출고 직전에 작업을 해 내보내기에 명절이 임박할 수록 이마트는 미트센터 작업 자원을 풀가동하고 작업량을 효율적으로 분산해 냉장 물량을 소화해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냉장 세트의 활약에는 포장/숙성 기술의 발달이 한 몫 했다. 특수부위로 구성한 '미각세트'가 대표적이다. 내장 쪽에 가까운 특수부위 특성상 선도에 매우 민감한데 최근 진공포장이 보편화되면서 인기 높은 특수부위를 선물세트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또한 '웻에이징' 세트의 경우도 외부 숙성고가 아닌 미트센터의 자체 숙성고를 통해 최적의 환경에서 15일 이상의 습식 숙성을 거쳐 더 부드럽고 감칠맛 도는 에이징 한우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문주석 이마트 축산팀장은 “점차 간소화를 추구하는 명절 분위기에 따라 한우 세트의 선호도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행사카드 구매시 10% 할인 혜택 등을 챙겨 풍성한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