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별세]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어록

신격호 명예회장(왼쪽)이 임원들과 롯데호텔 추진 회의를 열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왼쪽)이 임원들과 롯데호텔 추진 회의를 열고 있다.

◇“품질본위와 노사협조로 기업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겠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 한 말이다. 신 명예회장은 이어 유통과 호텔업 등에 투자하면서 한국 관광업의 미래를 내다봤다. 1973년 변변한 국제 수준의 호텔도 없고, 관광 상품도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마천루'라 불리는 롯데호텔을 열었다.

이를 통해 신 명예회장은 1988년에 소공동 신관과 잠실 롯데호텔을 개관하고 '88 서울올림픽'이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루는 데에 일조하게 된다.

◇“한국 관광산업, 볼거리 만들자”

1984년에는 롯데월드 건설을 지시한다. 임직원 반응은 회의적이었지만, 신 명예회장 뜻은 확고했다.

“롯데월드를 통해 한국 관광산업은 문화유산 등 있는 것을 보여주는 단계에서 볼거리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의 소신 덕에 1989년 문을 연 롯데월드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 실내 테마파크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특히 그는 “지금은 허허벌판이지만 오픈을 하고 1년만 지나면 교통 체증이 생길 정도로 상권이 발달할거야”라며 직원을 독려했다.

◇“평창면옥에 답이 있다”

잠실 백화점을 기획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신세계나 미도파 매장의 3배 크기인 넓은 매장을 어떻게 채우느냐는 고민이 있었다.

이에 대해 신 명예회장은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관건이다. 평창면옥에 해답이 있다”고 말했다.

평창면옥은 당시 5000~6000원 가격에 사람들이 꽉 찼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왜 평창면옥에 와서 밥을 먹을까. 신 명예회장은 상품이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고객에서 꼭 필요하고 훌륭한 상품을 만들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무슨 소리냐, 우리 전공 분야를 가야지”

사업 영역에 대해서도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했다. 주위에서 명실상부한 그룹이 되려면 중공업이나 자동차 같은 제조업체를 하나쯤 갖고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건의하자 신 명예회장은 일축했다.

그는 “잘하지도 못하는 분야에 빚을 얻어 사업을 방만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미래 사업 계획을 강구해 신규 사업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롯데월드 개관식에 참석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롯데월드 개관식에 참석했다.

◇“롯데와 거래하면 손해는 보지 말아야 한다”

신 명예회장은 협력업체와의 상생도 신경썼다. 그는 “적어도 롯데와 거래하면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철학이었다.

그는 기업인은 회사가 성공할 때나 실패할 때 모두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면 신중해지고 보수적이 된다. 사업에 책임을 지다보니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왼쪽)이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왼쪽)이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외국 관광객에게 언제까지 고궁만 보여줄 수 없다”

그의 관광업에 대한 꿈은 제2롯데월드타워가 정점이었다. 주변 반대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그는 “세계 최고 그 무엇이 있어야 외국 사람들이 즐기러 올 것 아니냐”면서 “세계 최고 건물이란 것 자체가 자동적으로 좋은 광고가 된다. 무역센터도 될 수 있고 위락시설도 될 수 있는 그런 건물을 지어야 한다. 서울에서 그럴 수 있는 자리로서 적합한 곳은 잠실이라고 본다”며 주변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관광산업 외화가득률은 90%가 넘는다”면서 “관광업이나 유통업도 농사짓는 것이나 수출하는 것에 못지않게 필요한 사업이다. 잘못된 편견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결단과 추진력이 현재 한국 대표 랜드마크를 만들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