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그룹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남긴 1조원대 유산의 사회 환원 여부에 대해 “가족들끼리 의논해 결정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20일 오후 3시께 신 명예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가족 간의 관계로 유언을 남겼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황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산 환원 가능성에 대해 묻는 취재진 질의에 “상속 받는 분들끼리 의논해야 한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가족들이 더 많이 생활을 했으니 가족끼리 의논해서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 명예회장이 생전 사회 환원을 강조했던 만큼 재산상속과 관련해서 유족들이 신 명예회장 뜻을 더 잘 알고 있다는 취지다.
경영권 분쟁을 겪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관계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옆에 나란히 앉아 있는 만큼, 교감이 있지 않겠느냐"고 짧게 답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황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 본인께서는 '창업은 창조'라는 말과 함께 항상 도전을 강조했다”면서 “도전을 멈추면 기업도 멈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항상 하신 말씀이 '너 가봤어?'였다. 그만큼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분”이라며 고인을 회상했다.
한편, 장례 이틀째를 맞은 신 명예회장 빈소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이 고인의 빈소를 찾아 명복을 기렸다.
오후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오거돈 부산시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 정계 인사 발길도 이어졌다.
신 명예회장의 영결식은 오는 22일 오전 7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된다. 이후 안장지인 울산으로 운구 예정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