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응준 엔비디아 대표 "서울대 컴공과 정원 3배 늘려야”…AI 인재 양성 절실

유응준 엔비디아 코리아 대표가 21일 열린 IT리더스 포럼 1월 조찬 모임 발제자로 참가, 엔비디아가 바라보는 AI 산업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발표했다.(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유응준 엔비디아 코리아 대표가 21일 열린 IT리더스 포럼 1월 조찬 모임 발제자로 참가, 엔비디아가 바라보는 AI 산업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발표했다.(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세 배 이상 늘려야 합니다. 부족한 인공지능(AI) 인재 육성에 모두가 집중할 때입니다.”

유응준 엔비디아 대표는 21일 한국IT리더스포럼 1월 정기조찬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내 AI 산업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로 인재 양성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유 대표는 “한해 한국에서 배출되는 AI 인력은 450명 안팎이지만 3분의 2가 행방불명되거나 해외로 간다”며 “나머지 3분의 1에 해당하는 150명만으로는 AI 산업을 키우기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바이두는 수년 내 AI 엔지니어 100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대안으로 대학 학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이 60명인데 200명 넘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며 “학교가 AI 인력을 수백명씩 길러내는 시스템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AI 시대 성패는 사람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교육하느냐에 달렸다”며 “국내 엔지니어와 학생 수준은 세계적”이라고 진단했다.

데이터 개방에도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3법 통과로 기회가 열렸지만 데이터 활용이 수월해지도록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AI 시티 산업이 미국보다 발전하게 된 비결로 데이터를 자유롭게 쓰도록 규제를 풀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나 지자체 주도 AI 인프라 구축도 주문했다. GPU 기반 인프라를 통해 스타트업도 슈퍼컴퓨터를 손쉽게 사용, AI 개발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AI 도입을 망설이는 경영진에겐 시행착오를 두려워말고 AI 프로젝트에 과감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유 대표는 “먼저 일을 내고 가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며 “AI 분야 투자는 버튼업 방식이 아닌 최고경영자 단독 판단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에 대해 AI 컴퓨팅 플랫폼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게임용 그래픽, 엔터프라이즈 사업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AI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전체 직원 1만4000명 중 개발자가 1만2000명이다. 이중 4000명은 엔비디아가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오토모티브 부문에서 일한다.

유 대표는 “AI가 죽음의 계곡을 넘어 이제 도약할 일만 남았다”며 “앞으로 어느 영역이든 AI와 접목 가능하면 블루오션, 안 되면 레드오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