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치과병원이 치과 분야 가운데 처음으로 '진료정보교류사업'에 참여한다. 치과 진료 정보를 교류, 수술 고위험 환자군이 직접 진료 기록을 종이로 발급받아 병원에 제출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게 됐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치과 의료전달 체계 확립이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대치과병원이 진료정보교류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정부 진료정보교류사업 추진 이후 치과 진료정보 교류 시도는 처음이다.
진료정보교류사업은 환자 진료 정보를 의료기관 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교류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환자가 의료기관을 옮기더라도 환자의 과거 약물 알레르기 반응 등을 확인하지 못해 발생하는 약물사고 등 오진을 예방한다.
특히 병원을 옮길 때마다 환자가 일일이 종이나 CD로 진료 기록을 발급받아 제출하는 불편함을 해소한다. 병·의원에서 이전 진료 기록을 참조해 진료하기 때문에 환자 중심의 안전한 치료와 처방이 가능하다.
진료정보교류사업은 2017년 6월부터 시작됐지만 치과 분야는 진료교류정보 표준화가 더뎌 교류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2017년 보건의료정보화 현황조사'에 따르면 치과병원 전자의무기록(EMR) 도입은 75.3%였다. 치과의원급은 49.7%로 일반 병원(93.6%), 일반의원(92.0%)과 비교해 턱없이 낮으며, 진료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되지 않았다.
곽영수 사회보장정보원 진료정보교류사업추진단장은 “치과가 대부분 병원·의원급으로 규모가 작고, EMR 데이터가 표준화 되지 않아 진행이 어려웠다”면서 “서울대치과병원을 시작으로 더 많은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과 분야의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기대된다.
현재 의과병원과 협력기관 등은 1∼3차로 나눠 상급병원 쏠림 현상 해소에 주력한다. 감기 등 경증환자는 1차 의원급에서 담당하고 중증 환자 이상은 지역종합병원(2차), 상급종합병원(3차)에서 진료 받는 체계다. 진료 정보 교류로 1차 진료 항목 등 진료 데이터를 2, 3차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효율성을 높인다.
치과 영역도 전신질환자, 고령, 암환자 등 고난도 치과 진료가 필요한 영역이 있지만 진료 체계가 확립되지 않았다. 환자는 경증·중증과 관계없이 치과병원, 의원 등을 방문했다. 진료 데이터 교류 치과가 많아지면 현재 시행하고 있는 병원처럼 1·2·3차로 나눠지는 의료 전달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희경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부교수는 “치과 진료가 단순 불편함이 아닌 삶의 질, 수명과 관계되는 만큼 기존 병원의 데이터 진료 교류를 위해 사업에 참여했다”면서 “진료 정보 데이터 교류를 시작으로 치과 분야에서도 병원과 같이 진료 전달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