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트래블 “위치·일정별 액티비티, AI가 추천”

선우윤 와그트래블 대표
선우윤 와그트래블 대표

글로벌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업체 와그트래블이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에 박차를 가한다. 4년 동안 축적된 400만 이용자 결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적합한 여행 루트를 추천해 준다, 음성인식 기술을 검색엔진에 도입해 이용자가 필요한 액티비티를 쉽게 찾도록 돕는다. 유치한 투자금 상당 부분을 개발자 확보에 투입해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직원 80여명 중 25%를 기술 인력으로 채웠다.

선우윤 와그트래블 대표는 “패키지 상품 위주인 과거 여행 산업에서는 AI 도입이 어려웠다”며 “그러나 모바일 플랫폼이 대세가 된 지금은 호텔 투숙, 위치정보 데이터에 기반한 AI 상품 추천 기술이 활용도가 커졌다”고 28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다른 이용자들 이용형태 유사성을 분석, 해당 위치와 일정에서 어떤 액티비티 일정이 가장 적합한지 추천해 주는 시스템이다.

음성인식은 외래어, 띄어쓰기 이슈 때문에 필요한 기술이다. 대만 수도를 예로 들면 이용자들은 '타이페이' '타이베이' '타이 페이' 등 통일되지 않은 검색어로 목적지를 찾는다. 기존에는 이 검색어를 한 상품에 모두 태그로 등록하는 방법을 썼다. 그러나 플랫폼 등록 상품 수가 2만개가 넘어가면서 단어 기반 검색엔진으로는 결과값이 더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머신러닝 기반 음성인식 기술은 이용자가 의도한 여행 목적지를 더 잘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컴퓨터비전 기술에 기반한 증강현실(AR) 서비스도 향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을 작동하면, 화면에 잡히는 주변 상점 정보를 표시하고 결제가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여행지에서 환전 없이 앱만으로 이용 가능한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 구글이나 네이버는 이미 AR 앱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얹은 기술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올해 와그트래블 첫 번째 목표는 흑자 전환이다. 최근 대부분 국내 스타트업이 수익성 확보 부담이 늘었다. 위워크 사태 등 경험으로, 투자자들이 적자 상태로 규모만 커지는 스타트업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익을 내면서 성장하는 사업구조를 요구받고 있다.

선우윤 대표는 “와그트래블은 이미 스케일업으로는 상장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지난해 추정 매출은 약 200억원 정도”라며 “올해 전체 거래액에서 마진 낮은 '티켓' 비중을 줄이고, 특색 있는 '투어' 상품을 잘 기획해 60~70%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와그트래블이 직접 기획한 투어 상품은 티켓 상품 대비 마진이 2배 이상 남는다. 같은 유람선 상품이라도 고객이 원하는 지점을 찾아 새롭게 디자인한 상품을 선보인다. 택시로 비유하자면 타다나, 카카오블랙 같은 상품을 선보이는 것과 같다.

예컨대, 단가 때문에 액티비티 하루 운행량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는다. 기존 새벽 6시와 오후에 2회 운행되던 프로그램을 없애고 여행자가 원하는 오전 11시 1회 운행에만 집중한 것이 대표 사례다. 대신 전세를 낸 호핑투어 상품 크루즈에는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해 신나는 음악을 튼다. 크루즈 색상은 발랄한 핑크색을 칠하고 음료는 맥주 대신 샴페인을 제공한다. 와그 주 이용객인 90년대생 취향에 맞춘 기획이다.

선우 대표는 “다른 크루즈는 중국인, 장년층이 섞여있는데, 우리 쪽 상품은 젊은 연령대 한국 사람들이 모여 신나는 분위기가 나 눈길을 끌게 된다”며 “단순히 이용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 보다, 이용자는 함께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과 문화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