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발원지인 중국 우한 지역의 폐렴 사망자는 106명을 넘어섰다. 베이징에서도 첫 사망자가 나왔다. 확진환자는 4515명, 의심환자는 6973명이다. 특히 확진자 가운데 중증환자는 1000명에 이른다. 확산 속도가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보다 빠르다. 국경을 뛰어넘는 현상도 특징이다. 독일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프랑스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은 보건·위생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증시 실물경제에도 미친다. 중국·홍콩을 중심으로 주요 국가의 증시는 요동을 치고 있다. 국채 금리 역시 하락하는 등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됐다. 월가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최고조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된 28일 국내 증시는 '검은 화요일'로 변했다. 이날 코스피는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채권이나 금 등 안전자산 가격이 오르는 등 시장은 '우한 폐렴' 후폭풍에 출렁거렸다. 원부자재 시장도 영향권에 들어섰다. 국제유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분명 한국 경제에 리스크 요인이다. 올해 성장률 목표로 2.4%를 제시하고 경기 반등 모멘텀을 마련하려던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기업들의 해외 경영도 우려된다.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둔 기업들은 리스크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파견자 복귀와 출장 최소화 메뉴얼도 마련했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는 2003년 2분기 우리나라 GDP 성장률을 1%포인트(P) 안팎으로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내수 악영향도 불가피하다. 당장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급감할 수 있어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 온 소매 판매를 비롯해 여행·관광·유통 업종 중심의 서비스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보건 당국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금융과 산업 관련 부처 역시 우리 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