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백신이 필요할까?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을 수 있는 스마트TV라면 필요하다. 수요 변화에 따라 최근 출시되는 TV에는 범용 운용체계(OS)가 들어가는 추세다. 스마트워치, 스마트스피커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도 마찬가지다.
시큐리온(대표 유동훈)은 IoT와 모바일 기기용 백신을 만든다. 설립된 지 1년이 되지 않은 신생 기업이지만 업력은 19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유동훈 시큐리온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2001년 아이넷캅을 설립했다. 2019년 아이넷캅 사업부에서 시큐리온을 분사했다.
클라우드 기반 머신러닝 엔진을 탑재한 모바일 백신 '온백신(OnAV)'과 스마트TV용 백신 '온백신 포 TV', 스마트워치용 백신 '온백신 포 웨어 OS'가 주요 제품이다. '온백신'은 오스트리아 독립 백신 평가 기관 'AV-컴패러티브' 인증을 비롯해 영국 'MRG 에피타스' 인증, 중국 'PCSL' 인증, AV-테스트 인증, GS인증 등을 획득했다.
'온백신 포 TV'는 △실시간 검사·보호 △악성 앱 확인 후 삭제 △관리자 권한 탈취와 원격 조종 등 루팅 탐지 △OS 취약점 점검 △보안 등급 확인 등 기능을 제공한다.
이용자 피로도를 높이는 오·과탐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과 함께 각 앱에 대한 이용자 평판을 별도로 조사하는 '평판 검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자가 믿을 수 있는 앱이라고 평가한 앱은 화이트리스트로, AI 분석 결과 위험한 앱으로 분류되면 블랙리스트로 작성한 후 종합하는 식이다.
시큐리온은 범용 OS가 IoT 환경에 그대로 통용되면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에 주목했다. 모바일 기기를 겨냥한 악성 앱 이슈가 IoT 기기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 기기 루팅 시 기기 정보를 보호할 수 없어 제조사뿐만 아니라 유통사까지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 악성코드 제작자는 범용 OS에서 찾아낸 소프트웨어(SW) 취약점 하나를 매우 다양한 기기에서 유포할 수 있다.
시큐리온은 모바일을 넘어 IoT 환경으로 위협 탐지 플랫폼을 확장, 제품 라인업을 구성했다. 초기 구축비 부담으로 백신 도입을 망설이는 중소기업을 위해 구독형 과금 모델을 채택했다. 초기 스타트업에는 일정 기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용자와 트래픽 증가에 따라 선택 과금하는 스타트업 패키지를 제공한다. 올해 악성 앱 종합 분석 시스템 '온앱스캔'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유동훈 시큐리온 대표는 “AI와 머신러닝은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탐지율 제고를 통한 이용자 보호가 중요한 것”이라면서 “이용자는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든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언제 어디서나 안전한 앱을 내려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