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가 취임 후 첫 산업 현장 방문 일정으로 데이터·인공지능(AI) 기업을 찾아 “규제의 틀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과감하게 혁신하고, 공공 분야부터 솔선수범해 데이터를 적극개방 하겠다. AI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관련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대규모 데이터 시범사업을 포함해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정 총리는 29일 서울 강남구 솔트룩스를 찾아 데이터·AI 기업 대표들과 산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차영환 국무조정실 2차장,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 총리가 첫 산업현장으로 AI 기업 솔트룩스를 선택한 것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에서 경제활력회복의 원동력을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취임 직후 국무회의 등에서 총리의 가장 중요한 소임으로 경제 활력 회복을 꼽았다.
솔트룩스는 AI와 음성·문자 인식과 기계학습, 지식베이스 등을 결합해 AI 가상인간을 선보인 기업이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와 말투를 똑같이 따라하는 AI 가상인간을 소개, 호평을 받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기업 대표로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이강수 더존비즈온 부사장, 김진경 빅밸류 대표,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 김도현 베가스 대표, 이영상 데이터스트림즈 대표, 이수지 디플리 대표,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 최홍섭 마인즈랩 부대표, 정규환 뷰노 부사장이 자리했다.
정 총리는 기업들을 만나 규제 혁신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 분야부터 솔선수범해서 데이터를 적극개방하고 데이터 활용과 결합 추진을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AI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차세대 AI 기술 개발을 신규 추진하고, 반도체 등 관련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데이터 시범사업을 적극 발굴해 AI 클라우드 등 관련 기술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국회의장 시절에도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출범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경제 총리'로서의 첫발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데이터와 AI 현장에 내디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도 예정된 산업 현장 방문 일정을 취소하지 않았다. 미래 역량 강화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정 총리는 전날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와 총리-부총리 협의회에서도 경제 활성화를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정 총리는 기업들과의 자리에서 “4차산업혁명은 국가 간에 있어 하나의 게임 체인저”라면서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우리 다음 세대가 국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더 잘하기 위한 노력, 속도를 내야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정 총리는 이날 데이터·AI 기업 대표를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들었다. 중소기업 제품을 일일이 테스트해 보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더존비즈온의 중소기업을 위한 데이터 수집·활용 프로세스, 뷰노의 AI 눈 건강 분석 서비스, 디플리의 AI 실시간 아기 울음소리 분석 서비스, 솔트룩스 AI 가상 상담원 '샌디' 등을 테스트하고 AI상담원과는 대화도 나눴다.
정 총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간 기업의 창의적 도전이며, 기업이 창의력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업계도 총리의 행보를 반겼다. 조광원 한국데이터산업협회장은 “청와대와 정부가 AI와 그 기반인 데이터 산업에 지속해서 관심을 보이고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모습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3법 통과 후 규모가 커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데이터 보호뿐만 아니라 법 취지에 맞게 데이터 이용 활성화에도 균형을 갖고 역할을 맡아 줄 것을 총리에게 요청했다.
조 회장은 “AI 품질을 높이려면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한 만큼 정부가 데이터 품질 확보 노력도 동반해야 한다”면서 “중소·벤처기업에 인력이 안정적으로 수급되도록 데이터 전문 인력 양성 정책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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