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해운 운임…찻잔 속 태풍 그칠까

현대상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사진= 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사진= 현대상선 제공]

미국이 이란 원유를 수송하는 일부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과거 비슷한 제재 때 큰 폭 올랐던 해운 운임이 이번에도 같은 흐름을 보일 지 주목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란 원유를 수송하는 홍콩·아랍에미리트(UAE) 국적 6개사와 관계자들을 제재 조치했다. 미국 국적 기업들과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한다는 게 골자다.

이는 작년 2019년 9월 중국 1위 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 등 중국 업체 6곳을 제재한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미국은 COSCO 등이 사우디 원유 시설 피격 용의국인 이란에서 생산된 원유를 선적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해운업계는 이번 조치로 해운운임이 상승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례는 있다. 작년 9월 COSCO 등 제재 이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 지수는 2008년 7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극동 아시아 항로 스팟 운임지표인 월드스케일(WS)은 205까지 올랐다.

다만 이 때와 단순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제재 대상 기업들이 세계 해운업계에서 영향력이 거의 없는 브로커나 군소 해운사라는 것이다. 실제 COSCO 등 중국 6개사는 이와 달리 세계 VLCC 선단의 3% 안팎을 소유한 바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재가 COSCO 제재와 버금가는 수준이긴 하지만 시황에 미치는 영향은 경미할 것으로 본다”면서 “대상 기업 규모가 작은 데다 아시아권이 설 연휴에 들어가면서 수요가 몰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