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인체 구조 활용한 신개념 생체인식 기술 개발...복제 불가능 해

국내 연구진이 체내 신호 전달 특성을 활용해 복제가 불가능한 생체인식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미지 정보를 사용해 비교적 보안에 취약했던 기존 생체인식 기술을 뛰어넘어 차세대 보안기술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사람마다 다른 인체 구조와 체내 신호 전달 특성을 딥러닝 기술로 분석, 사람을 구별·인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기존 상용화된 생체인식 인증기술은 이미지 처리 기반이다. 지문이나 홍채, 얼굴로 대상을 인식하는데 복제가 가능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신개념 생체 인증 기술 개념도
신개념 생체 인증 기술 개념도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신체 내부 구조 특성을 활용, 문제를 해결했다. 사람은 개인마다 뼈, 근육, 지방, 혈관, 체액 구성요소가 다르다. 이런 복잡한 차이와 해부학적 조직 특성을 인증에 활용한다면 복제 가능성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연구팀은 진동과 같은 기계적 신호, 미세 전류를 인체에 가해 구조적 특성을 얻고 사람을 구별할 수 있게 했다. 미리 등록만 해놓으면 손가락을 비롯해 인체 어느 부위든지 쓸 수 있다. 김남근 인천대 교수팀 협력으로 신호전달 특성 기계적 모델링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해석에는 딥러닝 기술을 쓴다. 센서에서 얻은 신호 조합과 다양한 특성을 기반으로 사용자 특이성을 극대화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개발된 바이오인식 시스템(전기식) 구성 및 연구 결과
개발된 바이오인식 시스템(전기식) 구성 및 연구 결과

연구팀은 이를 에너지변환기, 센서, 신호 처리부로 구성해 기기화에도 성공했다. 성인 손바닥 크기 기기나 손목시계형으로 만들었고, 앞으로 센서나 칩 형태로도 경량화 할 계획이다.

이미 검증 성과도 거뒀다. 54명 대상 임상시험으로 7000개 이상 데이터를 확보, 검증한 결과 생체인식 정확도는 99% 이상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통해 복제가 불가능한 연속 생체인증, 무자각 상태 개인인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속 연구로 사이버 결재, 자동 로그인, 출입 통제, 각종 스마트 시스템 등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안창근 의료정보연구실 박사는 “스마트폰을 잡았을 때나 좌석에 앉았을 때 자동으로 인증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이 기술이 미래 생체 인식 산업의 원천기술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