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본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소요 시간을 현재의 4분의 1로 줄인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하고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에 보급한다. 2월 초부터 민간 업체 제품 공급도 이뤄지면 시약 수급이 안정되고 확진 판정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특화된 '실시간 유전자증폭 검사(RT-PCR)'를 31일부터 전국 18개 시·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자체 개발해 보급하는 진단 시약 초도 물량은 3500명분으로 다음주부터는 공급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시약제조 기업에도 진단키트 제조를 위해 검사법을 공개했다. 개발된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긴급사용 승인 등을 통해 빠르면 2월 초부터 민간의료기관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검사시약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평가 신청 공고를 냈다. 신청하는 기업에 순차적으로 인허가를 낼 계획이다. 긴급사용제도는 감염병 대유행 우려 시 허가되지 않은 진단 시약도 평가해 한시적으로 사용을 승인하는 제도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판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와 유전자 염기서열 검사의 두 단계를 거쳐 확진 환자를 판정하고 있다. 판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는 12종에 이르는 코로나바이러스 검출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다. 1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진을 위해 2차로 유전자 증폭 검사를 한다.
2단계 검사를 거쳐야하고 확진을 위해서는 검체를 충북 오송에 있는 질병관리본부로 이송해야하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진 24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검사 단계와 시간을 줄인 실시간 PCR 검사법을 개발해왔다.
새로운 검사법은 6시간 이내 결과 확인이 가능하며 1회 검사로 확진이 가능한 유전자 증폭검사다. 새 검사법이 일반 의료기관까지 보급되면 검사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돼 유증상자에 대한 확진 판정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검사 대상자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민간 업체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몇몇 업체는 질병관리본부와 긴급회의를 통해 진단 키트 개발을 진행해왔다. 신규 업체도 기술적으로 4~6주 이내에 검사 키트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상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대표는 “감염병 국가 위기 상황에 빠른 진단을 통해 확진자를 격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PCR 진단기기를 만드는 자회사 솔젠트가 질병관리본부와 긴밀히 협력해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2월 초부터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현재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244명이다. 이 가운데 41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확진 환자는 전날과 동일한 4명으로 추가 확진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나머지 199명은 음성으로 격리해제됐다. 확진환자 접촉자 387명은 지속적 모니터링 중이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