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제주용암수' 제한적 국내 판매...'빅3' 도약 물거품

오리온 제주용암수
오리온 제주용암수

혼합음료 '오리온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 여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오리온과 제주특별자치도청 간 협상이 마무리 됐다. 문제가 됐던 국내 판매에서는 제한적 공급만 가능한 것으로 조정됐다.

30일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오리온 제주용암수에 용암해수를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오리온이 최종 제시한 요청안을 잠정적으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잠정 합의안은 오리온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 물량을 1일 300톤으로 제한하고 국내 판매유형을 가정배달과 기업용시장(B2B),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 등으로 국한한다는 내용이다. 국내 판매 물량은 1일 300톤으로 제한하지만 수출을 위한 물량은 공급 가능 범위 내에서 충분히 공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판매 채널이 한정 됐지만 당초 국내 판매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제주도로서는 한 발짝 물러선 협상 결과다. 오리온이 해외 판매를 위해서는 국내 판매로 검증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을 일부 수용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이 하루에 팔수 있는 300톤은 2리터 기준 약 15만병, 530미리 기준 약 54만병이다. 염분 제거과정 등이 필요한 염지하수 특성상 오리온이 300톤의 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1000톤의 취수가 필요하다.

이번 협약으로 지난해 11월 제품을 출시하며 밝혔던 국내 '빅3'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현재 국내 생수 시장은 제주 삼다수(점유율 약 40%)를 필두로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13~14%), 농심 백산수(8~9%)가 1~3위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은 일 1만톤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오리온이 하루에 판매할 수 있는 300톤을 매일 완판 하더라도 점유율 3%를 넘어설 수 없다. 향후 물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더라도 오리온의 국내 판매량은 제한돼 있어 시장 점유율은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오리온도 이를 염두에 두고 협상과정에서 660톤 판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300톤보다 적은 양을 제안했던 제주도는 이를 거절했고 시장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최종 300톤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이와함께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생수가 아닌 혼합음료인 만큼 제품 설명 브로셔, 보도자료 등에도 미네랄 워터가 아닌 혼합음료로 표기하는 것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오리온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에도 혼합음료가 아닌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오리온 제주용암수'로 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그동안 급속도로 성장해 현재 포화 상태에 달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300톤의 제한된 판매량으로 국내 빅3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오리온과 제주도는 협의안을 바탕으로 최종 계약을 협의할 예정이며 세부 계약 조건 및 발생수익의 제주사회 환원에 대한 사항은 별도 협약체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