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품 생태계로 4300명 고용창출…부산형 일자리 프로젝트 시동

문 대통령 "신종 코로나 비상상황이지만 경제활력 소홀히 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부산형 일자리 협약식에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라는 비상 상황 속에 있지만 경제 활력을 지키고 키우는 일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외부 경제 행사 일정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부산이 세계 최고의 전기차 부품 생산지가 될 것이라며 2030년 미래차 경쟁 세계 1위 국가 목표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에서 “부산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전기차 부품생산과 연구개발(R&D) 클러스터가 조성된다”면서 “25년 전 르노삼성자동차의 투자 이후 부산에서 역대 최대인 7600억원이 투자되고 4300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30년 우리는 미래차 경쟁력 세계 1위 국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부산형 일자리는 광주, 밀양, 대구, 구미, 횡성, 군산에 이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 상생형 일자리 사업의 7번째 사례다. 청와대는 부산을 포함한 7개 지역 상생형 일자리 사업으로 약 2조8933억원, 9840여명에 이르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예상했다.

부산형 일자리는 자동차부품기업 코렌스EM과 20여개 협력업체가 부산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입주, 2031년까지 총 76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4300개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다.

코렌스EM은 우선 2022년까지 2082억원을 투자해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10만㎡(약 3만평) 부지에 파워트레인 제조공장과 연구시설을 짓고 605명을 직접 고용한다. 오는 2031년까지 파워트레인 생산량 400만대를 전량 수출한다는 목표다.

부산형 일자리는 '전기차 부품 기반 일자리 창출'과 '부산 산업구조 혁신' 두 축으로 추진된다. 부산 주력산업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부품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대응 구조로 빠르게 변신해야할 상황이다.

코렌스EM은 차세대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을 생산해 글로벌 자동차메이커 B사에 공급한다. 파워트레인은 모터, 인버터, 기어박스 등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된 전기차 동력전달 장치로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 핵심부품이다. 일본과 미국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해외 투자를 국내 투자로 전환시킨 사례이기도 하다. 당초 코렌스EM은 글로벌 자동차제조업체 B사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양산화 개발을 위해 중국 투자를 검토했다. 그러던 중 부산시가 코렌스와 협력업체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집단으로 국내에 투자하는 형태의 부산형 일자리 사업을 제안, 국내 투자로 선회했다. 우리나라 전기차 핵심 부품 기술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라는 비상 상황 속에 있지만 경제 활력을 지키고 키우는 일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그런 면에서 오늘 부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은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큰 힘을 주는 매우 기쁜 소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에 오거돈 부산시장 등 노사민정 대표들과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에 오거돈 부산시장 등 노사민정 대표들과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원·하청 기업이 하나가 돼 글로벌 전기차 핵심 부품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공동 생산, 동반 성장하는 기술 상생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형 일자리는 원·하청이 매년 당기순이익의 0.2~5.0%를 적립해 공동연구개발(R&D) 기금을 조성하고 원청은 하청에 기술이전, 특허 무상 사용, 기술 인력 파견 등을 지원한다.

부산 산·학·연·관도 측면 지원한다.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이 항만 인접 부지를 코렌스EM에 양보했다. 부산시는 클러스터 내에 친환경차 부품기술 허브센터, 스마트제조 실증센터 등을 구축한다. 부산은행은 초기 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부산형 일자리가 더욱 값진 것은 모두가 합심해 최고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라면서 “노·사 간 상생을 넘어 원청·하청 간 상생으로 진화했다는 것이 부산형 일자리의 자랑”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국제산업물류도시는 세계 최고의 전기차 부품생산지로 도약할 것”이라면서 “부산은 반드시 대한민국 경제의 희망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부산에 친환경차부품기술 허브센터와 스마트산단 데이터센터가 건립되면 전기차 부품 인증과 사업화 지원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함께 하면 못 해낼 것이 없다는 부산의 정신이야말로 부산과 대한민국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이제 세계 150개국과 연결된 부산항만을 통해 전기차 부품은 세계 시장으로 수출될 것이다. 2030년 우리는 미래차 경쟁력 세계 1위 국가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