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장 셧다운 여파...GV80 등 신차·인기차종 출고 대란 '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신차·인기차종의 출고 대란이 우려된다.

지난달 출시 후 2만대 계약을 돌파하며 흥행을 예고한 '제네시스 GV80'과 지난해부터 공급 부족에 시달려온 '팰리세이드'까지 3일간 생산이 중단되면서 출고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GV80.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7일부터 10일까지 국내 핵심 생산기지인 울산 1~5공장 모든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다. 앞서 4일부터 4·5공장을 시작으로 5일부터는 1공장도 멈췄다. 상용차를 만드는 전주공장은 6일부터, 그랜저와 쏘나타 등을 만드는 아산공장은 7일부터 동시 휴업한다.

이번 가동 중단으로 가장 큰 차질이 우려되는 곳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전담 생산하며 회사 실적을 견인해온 울산2공장이다. 현재 울산 2공장은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을 생산해왔다. 수요가 높은 SUV를 생산하는 만큼 다른 공장과 달리 미리 생산해둔 차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출시한 제네시스 GV80은 이미 계약량이 2만대를 넘어서며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초반부터 계약이 폭발적으로 늘자 출고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현대차 역시 출고 대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조와 증산을 논의해왔다.

현재 GV80 월 생산 대수는 최대 4000대 수준이다. 최대 생산을 유지해도 출고 지연 분을 해소하려면 5개월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영업 일선에서는 GV80 계약부터 출고까지 6개월 이상을 대기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GV80은 내달 가솔린 모델을 추가 출시한 후 상반기 중 북미에 수출할 계획이어서 국내 물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을 위해 부두 정박 중인 자동차 운반선.
수출을 위해 부두 정박 중인 자동차 운반선.

이번 공장 가동 중단은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재고 소진에 따른 것이다. 이 부품은 자동차 조립 초기 차량 바닥에 혈관처럼 깔리는 부품으로 차종이나 모델에 따라 종류가 달라 재고를 대량 확보하지 않는다.

현대차를 비롯해 국내 자동차 업체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협력사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이 부품의 주력 생산 공장을 모두 중국으로 옮겼다. 국내에 공급되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중국산 비중은 87%에 달한다.

문제는 다시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12일부터다. 협력사들이 국내와 동남아 등 다른 지역 공장을 최대한 가동해도 중국 생산량의 20∼30% 수준밖에 대체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공장 운영을 재개해도 100% 가동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