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를 매출 3조원 회사로 키운 이해선 총괄사장이 넷마블 체제 첫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회사가 어려울 때 '구원투수' 역할을 충실히 해낸 이 대표는 방준혁 이사회 의장과 투톱을 이뤄 게임과 렌탈이라는 이질적 산업에서 시너지를 내야 하는 막중한 업무를 맡았다.
코웨이는 지난 7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이해선 사내이사를 3년 임기 대표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날 사명을 웅진코웨이에서 코웨이로 바꾸는 안건도 의결됐다. 이 신임 대표는 지난해 10월 총괄사장으로 물러났으나 다시 한 번 대표이사로 코웨이 경영 전면에 복귀했다. 그는 코웨이 주인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대표이사를 맡을 정도로 회사 안팎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방준혁 사내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서장원 코웨이 부사장을 사내이사 겸 경영관리본부장에 선임하며 지난해 12월 말 1조7500억원에 코웨이 지분 25.08%를 인수한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넷마블 체제를 완성했다.
CJ제일제당 대표, CJ오쇼핑 대표 등을 역임한 이 대표는 2016년 정수기 이물질 파동을 겪던 코웨이 경영을 맡아 불과 3년 만에 매출을 2조3763억원에서 3조290억원(추정치)으로 4000억원 이상 늘린 인물이다. 고객 신뢰 확보, 기술 개발,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렌탈 업계를 잘 알지 못하는 넷마블이 이 대표를 통해 안정적인 '넷마블 체제 정착'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앞에 놓인 경영 환경은 결코 녹록치 않다. 당장 노조 파업으로 일부 고객이 겪은 사후서비스(AS) 불만을 해결해야 한다. LG전자가 무섭게 치고올라오는 데 이어 삼성전자마저 '구독경제' 트렌드에 힘입어 가전렌탈 시장 진출이 가시화하는 상황이어서 업계 1위 코웨이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말레이시아에 이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렌탈시장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것도 과제다. 무엇보다 '왜 게임 회사가 렌탈 회사를 인수했느냐'는 시장의 물음에 답을 내놔야 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