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권에 놓인 중국에서 언제 공장을 정상 가동할 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 아프면 한국 같은 제조업 중심 국가는 어떤 형태로든 파장이 불가피하다. 특히 춘제 연휴가 끝나고 출근이 시작되는 10일에 관심이 집중된다.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8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과연 정상적인 조업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공장 가동 정상화' 의미를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최고 수준의 자체 방역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장을 가동할 많은 준비를 마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변수가 아주 많다.
공장을 돌리려면 중국 지방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절차가 아주 까다롭다. 검역 당국자가 현장을 방문하고 서류작업을 마치기까지 최소 3~4일이 걸린다. 발열 등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직원은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 춘제 연휴가 끝나면 출근을 하지 않는 직원이 많은 중국 특유의 기업 문화까지 고려하면 공장 가동률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대기업이 이런 상황이니 중소기업은 더 어렵다.
공장을 돌려 물건을 생산해도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 경제는 생태계이므로 다른 협력 부문이 정상화하지 않으면 어디선가 문제가 터질 수 있다. 원자재나 부품의 수급이 안 되거나 완제품의 물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물건을 만들어도 운반을 못하거나 팔지를 못하면 못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업과 정부는 이 모든 것을 고려해 대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자칫 '공장 가동 재개'나 '공장 가동 정상화'라는 말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수사처럼 들릴까 염려된다. 실제 공장 가동이 이뤄진 것과 실제 산업 현장이 정상적으로 순환하는 것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공장이 가동이 재개되더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국가 단위를 넘어 글로벌한 영향을 미치는 재난 사태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하는 게 현명할 것 같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