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총장 김무환)은 박태호 화학공학과 교수와 통합과정 이준우 씨 연구팀이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할 때 '에틸렌 글라이콜 겹사슬'을 도입, 페퍼민트오일에 녹는 정공전달 고분자 물질(Alkoxy-PTEG)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태양전지 핵심 소재는 태양광을 흡수해 전자를 생산하는 광활성층에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결정구조를 갖는 물질을 광활성층으로 쓰는데, 값싼 무기물과 유기물을 사용함으로써 빛을 잘 흡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차세대 태양전지'라고 불린다.
문제는 태양전지에 쓰이는 전하수송층 유기물질이 공정과정에서 독성이 있는 화학 용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과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어 대량생산이 어렵다. 또 페로브스카이트 자체가 가지는 납이 노화가 되면 누출된다는 문제도 있다.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 물질은 페퍼민트오일(3-메틸사이클로헥사논)이나 호두향식품첨가제(2-메틸아니졸)에 녹을 수 있도록 분자를 설계, 합성했다. 기존 화학 용매를 대체할 수 있어 친환경 공정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화학 첨가제 없이 페퍼민트오일을 용매로 사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공정을 통해 19.9%의 효율을 얻었고, 호두향식품첨가제를 용매로 사용했을 때는 21.2%의 효율을 얻었다. 기존 페로브스카이트는 수분에 취약해 물이 있으면 광전변화효율이 급격히 감소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는 30일이 지나도 88%의 효율을 유지했다.
또 자기공명분석을 통해 노화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에틸렌 글라이콜 곁사슬이 적당한 세기로 납을 머금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친환경 용매공정이 가능하고, 노화로 인한 납 누출을 막을 수 있는 다기능성 정공전달 고분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준우 씨는 “공정과정에서 친환경 용매를 사용하고, 노화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배출하는 납을 고분자 물질로 묶어둔다면 고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여 대량생산할 수 있다”라며 상용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 '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에너지 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스'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