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지갑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보안업계, 암호화폐거래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앞다퉈 블록체인 지갑을 출시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등 대기업도 시장에 진입하면서 흥미진진한 경쟁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드림시큐리티가 이달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안심지갑'을 내놓는다.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서비스다.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와 협업했다. 소비자 인지도, 접근성을 높였다. 안심지갑에는 보안 전문기업 노하우를 적용했다. 유심 기반 하드웨어 보관, 소프트웨어 보관을 지원한다. 암호키 보호, 지갑 복구 기능도 갖췄다. 주소록을 기반으로 코인을 송금할 수 있다.
드림시큐리티 관계자는 본지와 만나 “이달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비스를 최종 점검 중”이라며 “업계는 블록체인을 보안기술로 연구해 왔다. 블록체인 기술 노하우가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전자지갑 서비스에 뛰어든 곳은 드림시큐리티만이 아니다. ICT업계 대표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암호화폐 지갑 사업에 나섰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일본에서 암호화폐 지갑 '링크미'를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앞세웠다. 카카오톡 기반 암호화폐 지갑 '클립' 출시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10에 이어 갤럭시Z플립, 갤럭시S20에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했다. 일종의 암호화폐 지갑이다. 서비스는 암호화폐 거래, 디앱 서비스에 쓰이는 개인 키를 보관한다. 추가로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삼성 블록체인 월렛' 기능을 제공한다.
암호화폐거래소 역시 암호화폐 지갑은 놓칠 수 없다. 빗썸은 암호화폐 지갑 '빗썸 월렛'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자회사 루트원소프트는 암호화폐 지갑 '비트베리'를 운영했다. 다만, 비트베리는 운영난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후오비는 '후오비 월렛'을 서비스한다.
산업계 전반에서 블록체인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 선점에 있다. 특히 암호화폐 지갑은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 역할을 제공한다. 암호화폐, 여러 형태의 블록체인 자산, 블록체인 개인 키를 저장한다. 블록체인 서비스 활용에 기점이 된다. 블록체인이 본격화됐을 때 필수 기능으로 활용된다. 과거 암호화폐는 투기자산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세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이슈가 대두하고, 지역화폐 사업이 이어지며 인식이 바뀌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좋은 사례다. 카카오톡 자체는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1위 플랫폼으로 각종 서비스 출발점이 됐다”면서 “암호화폐 지갑은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이 아니다. 암호화폐 시장을 선점하고 플랫폼 지위를 선점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표】산업계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게티이미지뱅크>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