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와 일학습병행에 일본 유학생까지...영진전문대 여성 4인 졸업생 눈길

“조금만 일찍 도전해 볼 걸 아쉬움도 있지만, 막상 졸업을 하니 참 잘했다고 제 자신을 칭찬했습니다. 진짜 새롭고 많은 것을 배웠죠.”

코로나19로 졸업식은 취소됐지만 최근 전문학사 학위를 받고 영진전문대를 졸업한 만학도 이송희 씨(71, 사회복지과)의 졸업소감이다.

영진전문대 4인의 여성 졸업생이 화제다.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기로 나이도 잊은 이송희 씨를 포함, 해외대학 학사학위 동시 취득자 박유진 씨, 일학습병행으로 졸업장을 거머쥔 이수진 씨. 한류에 푹빠져 졸업후 지역호텔에 취업한 일본인 유학생 유카 씨가 그 주인공이다.

영진전문대 졸업생들이 캠퍼스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영진전문대 졸업생들이 캠퍼스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2018년 지역 성인학교(경신과학정보고)를 졸업한 뒤 영진전문대에 입학한 이송희 씨는 젊은 직장인들이 자녀를 마음 편히 맡길 수 있도록 봉사하자는 마음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산업체위탁반인 야간수업에 단 한번의 지각이나 결석없이 출석했고, 저녁을 거르고 등교하는 같은 반 학우들에게 간식을 수시로 챙겨준 학생으로 유명했다. 지난해는 장학금 일부를 대학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학우들 사이에서 왕누님과 왕언니로 불리는 이 씨는 “늦은 나이로 새로 도전하기에 두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공부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재미있다”면서 “평생의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인공은 전문학사와 국제학사 학위를 동시 취득한 박유진 씨(컴퓨터정보계열)다. 박 씨는 4년제대를 다니다 영진전문대 입학, 2학년과 3학년 여름방학을 이용, 필리핀 딸락주립대학교 정보기술학사(BSIT)에 도전해 학위를 받았다.

서울지역 IT기업에 취업,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박 씨는 “직접 기획한 아이템이 개발자 개발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될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수진 씨(콘텐츠디자인과)는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이번에 졸업장을 따낸 케이스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영진전문대가 추천한 기업에 입사, 일하면서 공부하는 일학습병행제를 모범 케이스다. 이 씨는 이 과정에서 한국옥외광고대전에 대구 대표로 출전, 은상을 받았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힘들었지만 콘텐츠 디자이너의 꿈을 향한 그의 의지는 꺽지 못했다.

K팝 가운데 BTS(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시모무라 유카 씨(21)는 전문학사 학위를 받고 최근 대구지역 호텔에 취업했다. 학부생때 영진전문대 인문학백일장에 참가, 외국인 유학생 부문 장원을 받을 정도로 한국어가 유창한 유카 씨는 한국에서 촉망받은 음악인이 되고 싶은게 꿈이다.

영진전문대는 지난 14일 전문학사 2768명, 학사 344명 등 총 3112명의 졸업자를 배출했다. 대학은 졸업식을 취소한 대신 17일부터 5일간 교내서 졸업생들이 기념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학사복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