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 수출제재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계속되는 악재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업계에 최대 3000억원 긴급융자를 지원한다.
정부는 1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코로나19 대응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항공·해운분야에 대한 긴급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긴급 피해지원, 신규시장 확보 지원, 경영 안정화 지원 등이 이번 대책의 골자다.
이미 국내 LCC들은 일본수출제재와 보잉737결함 등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맞았다. 중국·동남아 등 항공권에 대한 예약취소와 환불금액은 지난 3주간 약 3000억원에 이르렀다. 정부와 업계는 항공업계 가장 큰 타격이 있었던 2001년 9·11 테러에 비해 코로나19 영향은 훨씬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업계는 지난 10일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주재 항공사CEO 간담회에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지원 등 9·11테러대책에 준하는 정부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정부는 긴급 금융지원과 각종 사용료 납부 유예를 통해 항공업계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매출급감·환불급증 등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는 항공사에게 산업은행이 자금을 대출해줄 계획이다. LCC에 대해 최대 3000억원 긴급 융자를 제공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운항중단·감축이 이루어진 노선에 대해 운수권과 슬롯 미사용분회수도 유예한다. 운수권은 연간 20주 미만, 슬롯은 80% 미만 사용시 회수되지만 올해 안해 회수하지 않는다. 이미 한-중 노선에 대해서는 2월 5일부터 유예조치를 적용 중이며, 여행자제 및 여객수요에 따라 유예 대상지역을 확대한다.
각종 사용료 납부도 유예한다. 전년 동기대비 여객이 감소한 항공사는 최대 3개월 간 공항시설사용료에 대해서도 3월분부터 납부유예를 시행한다.
상반기 중 항공수요 회복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6월부터 2개월 간 착륙료를 10% 감면할 예정이다. 행정처분으로 항공사에 신규 과징금이 발생해도 1년간 과징금 납부를 유예하고, 올해 6월까지였던 항공기 안전성 인증 및 수리·개조 승인에 대한 수수료 50% 감면기한을 2년 연장할 예정이다.
중화권 노선을 대체할 신규시장 확보도 지원한다. 이달 말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위해 파리, 헝가리, 포르투갈, 인도 등 운수권을 배분한다. 중단거리 지역도 베트남 퀴논〃라오스 팍세 등 미개척 노선 발굴에 나선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진에어 경영제재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진에어가 국민에게 약속한 경영문화개선 방안에 대해 진전된 흐름이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이행된 결과를 보고 제재 해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항·운휴에 따라 항공사가 대체노선 개설 등을 위한 노선허가 당시 사업계획의 변경을 요청시 행정절차도 서둘러 처리한다. 현재 항공협정 합치여부 등을 고려해 25일 기한으로 인가를 내주지만 앞으로는 안전성 확보여부 검증을 제외한 다른 행정절차는 최대한 단축한다.
항공수요가 회복됐을때에도 당분간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감편된 항공편을 향후 운항재개시 전월 대비 착륙료 증가분을 감면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항공기 리스 시 초기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리스보증금을 대체하는 보증(Standby-LC)도 마련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항공은 국가 간 인적·물적 이동의 핵심수단인 만큼 국제적 감염병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분야”라면서 “유동성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긴급자금과 함께 항공수요 조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이번 긴급대책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영향 권역별 여객실적(전년 동기대비) (단위 : 명, %) 】
☞ 1.20일, C-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이후 2월 들어 급격히 여객실적 감소
2.1～10, 10일간 중국노선 △64.2%, 동남아 △19.9%, 전체노선 △32.2% 감소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