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회사 설립 23년 만에 국내 업체 최초로 전기차 충전기 매출 1000억원 돌파에 도전합니다.”
황호철 사장이 1998년에 설립한 시그넷이브이가 올해 전기차 충전기 매출 1000억원 돌파에 도전한다. 시그넷은 극심한 시장 경쟁에도 충전기 핵심부품인 파워모듈 국산화를 실현한 국내 몇 안되는 기업이다. 업계 처음으로 병렬 연결에 따른 용량 확장이 가능한 모듈형 충전기 제품도 개발했다. 지금까지 회사가 해외 공급한 초급속·급속 충전기만 3000~4000대 수준이다. 국내 업체 중에 가장 많은 수출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EA(Electrify America)가 미국에서 추진하는 '초급속 충전기 2차 구축사업'에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연말까지 최소 1000기 수준의 초급속(350·150㎾) 제품을 공급한다.
글로벌 기업 스위스 ABB를 비롯해, 에파섹(포르투칼)·비티씨 파워(미국) 등과 경쟁해 1순위 업체로 선정되면서 이미 약 600억원 매출을 확보했다.
올해 미국과 일본 충전기 시장은 폭스바겐·토요타 등 완성차 업체 중심으로 유럽은 '아이오니티(IONITY)' 등 거대 충전서비스 업체를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황 사장은 “특히 올해부터 유럽 등 전세계 국가들이 시행하는 각종 환경규제와 맞물리면서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한다”며 “미국과 일본은 완성차 업체, 유럽은 충전서비스 업체 위주로 충전기 완제품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시그넷은 올해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해외에 거점을 마련한다. 이르면 올 상반기 내 미국 버지니어주에 초급속 충전기 반조립 공장 및 유지보수 센터를 구축한다. 발바른 현지 시장 대응을 위해서다. 유럽 현지 거점 마련도 검토 중이다.
황 사장은 “올해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외 거점 마련과 충전기 제품의 고출력화에 따른 제품 고도화와 신뢰성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며 “안정적 초급속 성능 구현을 위해 핵심부품인 파워모듈 완성도를 크게 높혔다”고 말했다.
또 기존 급속충전기 파워모듈에 비해 전력밀도를 높여 10% 이상의 공간활용도를 높이고, 초급속 충전시장 대비를 위해 충전 전압을 1000볼트까지 수용하도록 했다.
완성도 역시 향상됐다. 시그넷은 국내 업계 최초로 초고압 충전을 위해 냉각장치가 적용된 수냉식 케이블을 적용, 에너지효율과 초고압·고전류 충전에 따른 안전성을 높였다. 이는 충전케이블 내부에 냉각 기술을 적용해, 초고압 충전에도 충전 케이블 두께를 늘리지 않고도, 안정된 충전 성능을 발휘한다.
황 사장은 대우중공업에서 약 20년 동안 근무하며 배운 '대우 정신'을 회사경영의 모토로 삼고 있다. 황 사장은 “'잘 할 수 있는 일에만 올인한다'는 경영철학으로 오로지 세계 1위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