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0번 확진자 감염경로 오리무중…지역사회 감염 차단에 총력

해외여행력 없어도 진단검사 실시

6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센터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센터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29번째·30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정부가 지역사회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방역 강도를 높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추가됐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30번째 환자(한국인·68·여)는 전날 확진된 29번째 환자(한국인·82)의 배우자로, 자가격리 중 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됐다.

최종 역학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29·30번 환자 모두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고 코로나19 확진환자와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방역 당국의 감시망 밖에서 나온 첫 사례로 추정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9번·30번 환자의 감염 경로나 감염원에 대해 몇 가지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두 환자의 해외여행력이 없고 가족 내 접촉이나 해외여행력도 확인되지 않아 발병 전 2주 정도 동선을 추가 확인해 만난 사람이나 방문한 장소에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유증상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감염 경로와 감염원이 확실하지 않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지역사회 유행에 대비한 대응에 나섰다.

우선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입원하고 있는 환자에 대해 병원에서 해외여행력과 무관하게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검사 기준 확대를 위한 사례정의(6판) 개편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중증급성호흡기감염증(SARI) 감시체계와 인플루엔자호흡기바이러스병원체감시체계(KINRESS)에 코로나19 검사를 추가, 지역사회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요양시설 종사자가 중국 등에서 입국한 경우 14일 동안 출근을 하지 못하게 하고, 해외여행 이력이 없다 하더라도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관련 업무 배제와 함께 진단 검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이날 16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는 총 30명이다. 이 가운데 10명은 퇴원했으며, 20명은 병원에 격리 입원해 있다. 28번째 환자(중국인·32·여)가 격리 입원 후 실시한 검사 결과 2회 연속 음성이 확인돼 이날 격리가 해제됐다.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인 의사환자는 8688명이다. 이 가운데 798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708명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세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6일 하루 동안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048명 늘었으며, 사망자는 105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3일 5090명을 기록한 이래 16일까지 사흘째 2000명선을 유지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