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맵은 정부의 데이터 공유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데이터가 없었다면 이러한 서비스도 만들 수 없었겠죠.”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부처 업무보고는 부처 발표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경제관료 등이 경제전문가, 기업인, 대학생 등 20여명과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혁신성장'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동훈(27·경희대 산업경영공학과 재학)씨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 등을 공유하는 코로나맵을 자체 개발, 사비로 사이트를 운영해 주목 받은 인물. 이 씨가 개발한 코로나맵은 누적조회수가 1400만회를 넘었다.
이 씨는 “정부에서 공유한 공신력 있는 정보라면 SNS와 미디어에서 공포를 조장하고 선동하는 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씨는 “질병관리본부 자료는 텍스트 형식이었다. 대중이 선호하는 방식은 텍스트에서 이미지, 이미지에서 비디오 등으로 변하고 있다. 텍스트 정보를 지도상으로 나타냈다”며 코로나 맵 개발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질본의 데이터 공유가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맵을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며 데이터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씨는 “국가적 재난 상황은 이번 코로나 뿐 아니라 다음에도 있을 수 있으니 데이터의 공유와 데이터 소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재·부품 기업 대표, 스타트업 대표, 혁신금융을 통해 성공한 의류 업체 대표도 혁신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기업이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고순도 불화수소 관련 국내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한 경험과 자율주행차 부품 생산의 원천기술 확보한 사례도 공유됐다.
스타트업, 스마트 상점과 소셜벤처 등을 활용한 사업 사례와 혁신금융을 활용한 기업 관계자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례 발표가 끝난 뒤에는 11명의 민간인 참석자가 자유롭게 현장 경험을 전달한 뒤 정책 제안도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관계 장관들이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맵을 만든 이동훈 군을 특별히 칭찬해야겠다. 정부가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질본을 중심으로 정부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지만 공포·불안은 확산됐다. 그런데 이동훈 학생이 (질본의)브리핑 정보를 맵으로 보여주면서 확진자가 움직이는 동선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긴장해야 하는지, 지역은 어디인지, 이런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정보를 공개하는 방법 면에서 새로운 발상이라며 “질본은 방역의 최일선에서 정신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었으니 질본의 정보들을 정부 홍보 부서 어디선가 초기부터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정부의 홍보방식에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특별히 당부한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의 노력도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경제를 일선에서 실천해 주시는 분들 말씀을 들으면서 혁신성장의 전망이 밝다는 자신감과 든든한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일본의 수출 통제를 극복하며 반도체 핵심소재 자립화에 성공한 기업(이용욱 SK머티리얼즈 대표) △수소연료전지 드론 개발 기업(이두순 두산모빌리티 이노베이션 대표) △자율주행차용 레이더 원천기술 확보 기업(김용환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표)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앞서 진행된 경제부처의 업무보고는 이례적으로 생중계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가 30여분간 TV를 통해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대통령 모두발언과 부처 장관 업무보고 사이에는, 혁신성장, 경제활력 정책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을 모은 화면이 송출되기도 했다.
'정부부처 업무보고는 대통령이 아닌 국민에게 하는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과 경제부처 장관이 '혁신성장' 성과와 경제정책 비전을 국민에게 직접 보고하는 '국민과 함께 하는 업무보고'”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도 생중계된 업무보고 모두발언을 통해 “부처 업무보고는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보고하는 것이며 실천을 다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등 부처 장관들은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대형 화면에 띄우고 2020년 새해 부처 과제와 극복 방안 등을 각각 5분가량으로 압축해 보고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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