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시장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주요 사업자들이 수익성 확보와 외형 확대를 두고 각자 사업 방향을 잡고 있다. 쿠팡, 위메프 등은 아직 시장이 성숙 단계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보고 서비스 경쟁력을 키워 점유율 확대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11번가와 티몬은 적자 기조를 탈피해 수익성을 높이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e커머스 업체들의 올해 사업 중점 방향은 외형 확대와 수익성 확보를 놓고 엇갈리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14억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흑자전환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익 중심 성장에 무게중심을 뒀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 흑자전환이 성장에 힘을 보탠 셈”이라면서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몬은 확실한 수익 확대 전략을 선언했다. 지난해 6월부터 수장을 맡은 이진원 대표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마케팅을 대폭 축소했다. 쿠폰으로 시장을 넓히는 방식에서 탈피, 싼 가격으로 물건을 가져와 '타임어택'하는 판매 방식으로 바꿨다. 지난해 월 100억원대 적자에서 12월에는 10억원대로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티몬 관계자는 “3월이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수익 기조를 유지하면 연간 흑자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은 성장 위주의 전략을 계속 강화한다. '로켓배송'을 제주를 포함해 전국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한다. 쿠팡 내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 입점도 확대한다. 웹에서만 판매자 등록이 가능했던 것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대해 편의성을 높였다. 쿠팡은 아직은 외형 확대, 서비스 확대가 더 중요한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위메프는 올해 MD 1000명을 추가 채용한다. 특가상품을 기존보다 3배가량 늘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추구한다. 고객 확대를 위해 상품 수를 늘리고 판매자를 위해선 수수료 할인, 정산 조기 지불 등을 펼칠 계획이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수익과 성장 두 분야의 밸런스를 강조한다. 회사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지난 수년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 왔다. 올해 초 본격 가동에 들어간 동탄 물류센터를 '스마일배송' 전진기지로 활용하면서 매출 확대도 함께 노린다. 올해 판매자를 위한 '상품 보관-작업-배송-CS대응'으로 이어지는 '풀필먼트 플랫폼' 서비스를 확대한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온라인쇼핑에서 결제방식 변화, 모바일 이용률 증가, 주요 구매상품 다변화를 올해 주요 트렌드로 보고 있다. 특히 간편결제 이용 증가는 e커머스 업계 자체 페이 전략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무료배송과 반품 서비스, 영상기반 쇼핑 등으로 e커머스 업계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업체마다 외형과 수익을 놓고 최적 경영전략을 각자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4조원에 달하며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다. 모바일 거래액이 86조7000억원으로 64.4% 차지했다. 2022년에는 시장이 19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네이버, 카카오는 물론이고 롯데와 신세계 같은 전통적 유통 대기업도 e커머스 분야를 강화하면서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