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면서 백신 개발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진다.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면서 관망하던 글로벌 제약사까지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은 다양한 임상과 허가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단 기간내 처방받는 것은 어려울 것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제약기업 사노피는 자사 글로벌 백신사업 부분인 사노피파스퇴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백신개발은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와 긴밀하게 협조할 예정이다.
사노피는 2017년 인수한 프로테인사이언스가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 백신 후보를 후기 전임삼단계까지 개발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백신 개발도 신속하게 진행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존슨앤드존슨도 얀센과 함께 BARDA와 협력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얀센과 BARDA는 2017년 에볼라 백신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이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백신개발에 뛰어든 글로벌 제약사는 10여곳이 넘는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지원도 계속 되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 정부는 CEPI에 3600만 크로네(46억원)를 백신개발 지원명목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영국정부도 이달 초 백신개발에 2000만 파운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CEPI는 전염병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탄생했다. 지난달 23일 호주 퀸즐랜드대, 모더나, 이노비아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
국내서도 정부 주도로 백신 개발에 나선다.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과제를 긴급 공고했다.
다만 백신개발 장미빛 전망과 달리 실제 백신 사용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위급한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신약개발까지 전임상, 임상(1,2,3 상)과 당국 허가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백신 특성상 질병 예방에 사용되는 만큼 더 높은 품질과 안전 기준을 요구한다.
실제 전염병 관련 백신 개발 후 철수 한 사례도 다수다. GSK는 신종플루 백신이 기면증을 유발한다는 것이 밝혀져 판매를 철수했다. 사노피는 2017년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중단했다. 머크는 에볼라 백신을 개발했지만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승인받지 못했다. 길리어드는 에볼라치료제로 개발하다 중단한 '렘데시비르'를 중국 코로나19 환자에 임상 진행 중이나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다.
업계 관계자는 “전염병 특성상 대규모 임상 환자를 구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언제 어떻게 변종이 발생할지 조차 예상할 수 없다”면서 “전임상 단계 필수인 유전자변형 쥐를 만드는 데만 최소 3개월 가량 소요되는 만큼 이른 시일 내 백신을 공급 받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